'나발니 치료' 러시아 의사 돌연 사망.."살인 배제 못해"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에서 열린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 중 하트를 보내고 있다. 모스크바 법원이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나발니는 가택 연금됐던 1년을 제외한 2년 6개월을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됐다. 2021.02.03./사진=[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치료한 의사가 4일(현지시간) 숨졌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옴스크 병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막시미신 세르게이 발렌티노비치 박사가 55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 원인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나발니의 수석보좌관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막시미신 박사는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혼수상태일 때 치료를 맡은 책임자"라며 "누구보다 나발니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살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의료체계는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막시미신 박사와 비슷한 나이대의 의사가 죽는 일은 드물지 않다"며 "그의 죽음에 대한 조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편을 통해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였다. 비행기는 러시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으며, 그는 옴스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당시 막시미신 박사는 나발니의 상태에 대한 별도의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이후 나발니는 독일로 옮겨져 5달 넘게 치료를 받은 뒤 회복했고, 지난달 17일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에선 주말마다 '나발니 석방'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이 독극물로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독일·프랑스·스웨덴 등의 연구소도 그가 구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밝히며 독살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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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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