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획기적' 공급대책, 또 희망고문 아니길

백윤미 기자 2021. 2.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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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부동산 대책도 30대에게는 희망고문이 될 가능성이 커요. '패닉바잉'도 계속될겁니다."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2·4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 직전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간 부동산 전문가들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이 유일무이한 대책이라고 줄기차게 이야기해왔다.

평생 내집 마련을 못할 것 같다는 공포감에 또 한 번 '패닉바잉'에 다다른 수요자들에게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다시 희망고문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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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부동산 대책도 30대에게는 희망고문이 될 가능성이 커요. ‘패닉바잉’도 계속될겁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2·4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 직전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공급은 결국 신축 아파트 분양이 좌우하는데 구매력을 갖춘 30대들은 여전히 소외됐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주택 청약에서 특별공급 물량을 늘렸지만 이것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간 부동산 전문가들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이 유일무이한 대책이라고 줄기차게 이야기해왔다. 정부는 귀기울이지 않았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겠다는 이야기가 잠시 나와 기대감을 높였지만, 간만 보다 쏙 들어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부가 내놓을 공급대책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4일 공급대책이 나온 후 전문가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물량"이라는 점에서 일단 반기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에 영향을 줄 만큼 방대한 물량이라는 것이다. 또 3년 이상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주택 청약 기회를 갖게 된 것과 재건축 공급의 물꼬 트기가 가능해졌다는 점, 대다수 수요자가 선호하는 아파트 공급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다는 점 등이 진일보한 점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이번 공급대책이 시장의 우려를 완전 불식시킬 정도의 위력을 가지지는 못한 것 같다.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여럿 들린다. 서울 강남 등에 있는 재건축 사업지가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에 참여할지 미지수여서 공급 물량이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당사자들은 공공에 자산 소유권과 사업권을 넘겨야 한다는 점을 들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이번 대책이 당장의 전세난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빠른 주택 공급이 가능하지 않아 신축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 입주권 등의 가격이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신규택지 개발과 공공정비사업 등이 개발 호재로 인식될 경우 결국 부동산 시장 안정은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주사위는 던져졌지만 갈 길은 먼 것 같다. 대규모 공급 대책이 발표됐으니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안심은 금물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귀를 열어두는 것이다. 대책 발표 이후 각계에서 표출되는 의견을 경청해 발생가능한 문제를 예방하면서 공급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철옹성같던 규제일변도 부동산 정책에서 공급대책으로 선회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찮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패닉바잉'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 거래량은 17만2359건으로, 패닉바잉이 일었던 지난해 7월(17만3221건) 수준에 육박한다. 평생 내집 마련을 못할 것 같다는 공포감에 또 한 번 ‘패닉바잉’에 다다른 수요자들에게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다시 희망고문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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