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탈모치료제 부작용 안 숨겨..'제품설명서' 명시"

송연주 2021. 2. 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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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시아' 자살충동·우울증 이상사례 은폐 의혹 제기
MSD "각 보건당국에 보고해 허가사항에 이미 반영"
약물과 이상사례의 인과관계는 입증 안 돼
의료진 "이상사례 연구 오류 많아..과도한 공포·해석 경계"
[서울=뉴시스] 한국MSD '프로페시아' (사진=한국MSD 제공)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미국 제약사 MSD가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의 자살 충동 부작용 은폐 의혹에 전면 반박했다. 세계 각 보건당국에 보고해 이미 제품설명서에 명시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MSD의 한국지사인 한국MSD는 5일 “한국, 미국, 유럽의 ‘프로페시아’ 제품설명서에는 자살 생각(기분 변형)과 우울증에 대한 정보가 명시돼 있다”며 “제품 설명서는 오픈된 자료로서, 회사가 이상사례를 숨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는 1998년 미국 출시 후 전 세계 매출 1위의 탈모 치료제다. 국내에선 2000년 출시됐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간) 이 약 복용 남성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을 제조사인 MSD(미국 머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고 있었음에도 지난 2011년 약물 라벨의 업데이트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경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D는 2009년부터 내부 ‘위험 관리’ 평가를 통해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는 남성이 자살 충동 등 우울증을 앓았다는 보고 200건 이상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심각한 우울증 및 자살 보고 사례가 많지 않고 구체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2년 후인 2011년 FDA는 회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약 라벨에 자살 관련 경고 문구를 삽입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FDA는 700건 이상의 자살 충동 관련 보고를 받고, 실제 100명이 사망했지만 현재까지도 자살 관련 경고 문구가 없다는 내용이다. 이와 달리 유럽과 캐나다는 자살충동 경고 문구 삽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MSD는 은폐 의혹을 반박했다. 이러한 이상 사례는 시판 후 조사에서 보고된 것이다. 제품 출시 후 지속적으로 최신 안전성 정보를 보건당국에 보고해 미국·유럽·한국 등의 제품 설명서에 오래 전 명시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프로페시아의 국내 허가사항엔 ‘경고’ 문구로 자살 생각(기분 변형)과 우울증을 꼽고 있다. 한국MSD는 “이 약 1㎎을 투여한 국내 환자에서 우울증, 자살 충동, 정신학적 증상이 보고된 적 있다”며 “정신학적 증상에 대한 환자 발생 시 투여 중단 후 의료인에게 상담하도록 제품 허가 사항의 경고항에 정확히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FDA가 ‘경고’ 문구로 명시하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대해 한국MSD는 “정보의 표기 방법은 각국 결정에 따라 다르다”고 언급했다.

특히 자살충동·우울증 등 이상사례는 약물과의 연관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MSD는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은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각국 규정에 따라 이상사례 수집 및 보고의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안전성 이슈에 대해서도 제품설명서를 통해 정확히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출시 후 각국 규정에 따라 시판 후 이상사례를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FDA 등 전 세계 보건당국에 보고한다”며 “환자는 의사와 적합한 약물 복용을 상담해야 하며 이상사례 발생 시 바로 상의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공포를 경계했다. 이상 사례 가능성은 허가 사항에 반영돼 처방 의사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우울증과 자살충동 발생 가능성은 이미 명시돼 있다. 회사가 일부러 숨겼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살 충동 위험 역시 해석상의 오류를 가진 연구들로 부풀려졌다고 봤다. 작년 11월 미국 의사협회 저널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는 미국 하버드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비뇨기과 전문의가 프로페시아 부작용을 분석해 우울증·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허 교수는 “이 연구는 몇 가지 오류를 갖고 있다”며 “프로페시아가 자살을 유발한다면 약의 농도가 진할수록 부작용 발생도 많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탈모 치료에 쓰이는 저용량(1㎎)에서 자살 관련도가 증가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쓰이는 고용량(5㎎)에선 관련도가 없었다.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는 건 약이 아니라 탈모 자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아시아인, 아프라카인이 연구에 포함 안 돼 지엽적이고 나이·병용 약물 등 교란변수가 많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대다수 의료진 생각”이라며 “환자들은 탈모 자체로 인한 우울감을 느낀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것보다 약을 복용해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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