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바짝 마르는 눈과 입..단순 날씨 탓 아닐 수도
[경향신문]
3개월이상 건조증 지속되면 ‘쇼그렌증후군’ 의심
40대 이상 중년여성환자 비중 80% 이상 차지
요즘 들어 눈 내리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이런 날씨일수록 입과 눈에서 일시적인 건조증이 나타나기 쉽다. 게다가 한겨울에 ‘집콕생활’까지 계속되다 보니 난방기구 사용도 잦다. 건조한 실내 환경에 안구·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물론 실내습도를 높이고 충분한 보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기저질환이나 다른 약의 복용력이 없는데도 입과 눈, 코점막, 피부 등이 마르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야한다.
■쇼그렌증후군,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환자는 2015년 1만7634명에서 2019년 2만1282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유병률(2019년)이 약 7.7배 더 높았고 40대 이상 중년여성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 83%에 달했다.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아직까지 명확한 발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유전적요인과 호르몬, 세균 또는 바이러스감염, 신경계, 사이토카인, 자가면역항체 등이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부분의 쇼그렌증후군환자들은 양쪽 귀밑 침샘이 붓고 아프거나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안구·구강건조증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피로, 발열감, 관절통, 몸살 등 비전형적인 전신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관절염증상이 나타난다. 또 환자의 10%는 광과민성, 홍반성결절, 백반증, 건조증, 탈모 등의 피부증상을 경험한다. 이밖에도 폐, 위, 신장, 신경 등을 침범할 수 있고 림프종을 동반하기도 한다.
‘건조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쇼그렌증후군은 일차성, 이차성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다른 질환 없이 쇼그렌증후군만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주로 눈과 입에 영향을 준다. 반면 ‘이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 전신 홍반성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다른 류마티스질환을 동반한다.
■치료법 없지만 생활습관 개선해 삶의 질 올려야
쇼그렌증후군진단은 국제분류기준을 바탕으로 ▲침샘 및 눈물샘 분비량검사 ▲입술침샘 조직검사 ▲안구염색점수 ▲자가면역항체유무 등 종합적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쇼그렌증후군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관리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대증치료와 함께 질병의 근본원인인 자가면역 염증조절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고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재훈 교수는 “치료법이 없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조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구강건조완화를 위해 꾸준한 수분섭취를 통해 입 속이 마르지 않게 해야한다. 또 무설탕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하는 것도 침샘분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커피, 홍차, 녹차 등은 이뇨작용을 촉진해 구강건조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안구건조예방을 위해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을 피해 눈의 피로를 줄이고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 안구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해야한다. 또 가습기 등을 이용한 습도조절도 좋은 방법이다.
김재훈 교수는 “구강건조·안구건조로 인한 치아 및 각막상태확인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며 “쇼그렌증후군은 증상조절뿐 아니라 류마티스내과의 정기진료를 통해 눈과 입 이외의 침범여부를 확인해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혹 환자들 중 증상과 통증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물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처방에 따라야한다”고 덧붙였다.
헬스경향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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