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꺼리는 손실 회피 편향

전혜원 기자 2021. 2. 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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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영향받은 책'을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반드시 들어갈 책이 행동경제학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이 쓴 첫 대중 교양서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인간은 왜 이 모양인가'에 대한 행동경제학의 답이다.

"개혁 계획은 언제나 많은 승자와 패자들을 낳는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이 어떤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 잠재적 패배자들은 잠재적 승리자들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결연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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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김영사 펴냄

‘인생에서 가장 영향받은 책’을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반드시 들어갈 책이 행동경제학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이 쓴 첫 대중 교양서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국내엔 2012년 번역되어 나왔지만 언제 펼쳐도 써먹을 거리가 넘쳐난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의 의사결정 방식과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한 흥미로운 실험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인간은 왜 이 모양인가’에 대한 행동경제학의 답이다.

인간은 고전경제학이 가정하는 것만큼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의 머릿속에서는 두 시스템이 매 순간 싸우고 있다. 시스템 1은 힘들이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직관, 시스템 2는 복잡한 계산처럼 노력이 필요한 추론의 영역이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 대부분은 시스템 1에서 발생한다. 시스템 2는 상황이 어려워질 때 비로소 결정권을 찾아온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시스템 1은 일련의 ‘편향’을 갖고 있다. 우리는 대체로 비합리적인데, 체계적으로,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다.

시스템 1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손실 회피’다. 인간은 이득보다 손해에 훨씬 민감하다. 그러는 편이 생존과 번식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그렇게 진화했다. 손실 회피는 “변화의 단점이 장점보다 커 보이기 때문에 현 상태를 선호하는 편향”을 만든다. “개혁 계획은 언제나 많은 승자와 패자들을 낳는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이 어떤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 잠재적 패배자들은 잠재적 승리자들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결연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노동시장 개혁이나 연금 개혁이 어려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변화를 만들려는 세력은 이런 인간 본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개혁이 가져올, 약자와 미래 세대가 누릴 혜택을 차분히 설득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이 손실 회피 성향을 넘어 공동체의 장기적인 이득을 고려하도록 만드는 일은, 많은 부분 정치의 몫일 테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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