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독극물 치료한 러시아 의사 급사.."살인 가능성 배제 못해"

혼수상태 나발니 치료했던 의사
"의사 사망, 결코 흔한 일 아냐"

[옴스크=AP/뉴시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작년 8월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최초 치료했던 러시아 옴스크 병원의 세르게이 막시미신(55) 박사가 사망했다. 사진은 작년 8월 알렉산드르 무라코브스키 옴스크 병원 병원장이 나발니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2021.02.05.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작년 8월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최초 치료했던 러시아 의사가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남부 옴스크 지역의 옴스크 병원은 성명을 통해 세르게이 막시미신(55) 박사가 '돌연' 숨졌다고 밝혔다.

옴스크 병원은 "유감스럽게도 마취 및 응급 담당 의료진이었던 막시미신 박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해당 성명에서 사인은 언급되지 않았다.

나발니의 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막시미신 박사는 나발니를 치료한 응급실의 책임자로, 특히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치료를 담당했다"며 "누구보다 나발니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살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의료 시스템이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연령대의 의사가 갑자기 사망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고 "그의 죽음과 관련해 어떠한 조사도 실시되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에서 열린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 중 하트를 보내고 있다. 모스크바 법원이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나발니는 가택 연금됐던 1년을 제외한 2년 6개월을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됐다. 2021.02.03.

옴스크 보건당국은 "막시미신 박사는 이 병원에서 28년 동안 근무하며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했다. 당국은 "그는 사람들에게 삶을 선사한 사람이다. 우리는 막시미신 박사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고 애도를 표했다.

나발니는 작년 8월20일 항공편을 이용해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독극물 '노비촉'에 중독됐다. 항공기는 옴스크에 긴급착륙했고 나발니는 옴스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막시미신 박사는 나발니가 입원했을 때 구성된 의료진 중 한 명으로 응급 치료를 전담했다. 당시 옴스크 병원 의료진들은 나발니의 상태에 대해 브리핑을 하며 "독극물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막시미신 박사는 이같은 브리핑에 나서지 않았다.

나발니는 이후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져 5달 동안 치료를 받았다.

나발니는 러시아 연방보안국과 푸틴 대통령이 독극물 암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에서 돌아온 나발니는 곧바로 체포됐고 횡령 혐의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 의무를 어겨 징역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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