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대전' 이끈 대장개미 조사 착수.."금융사 다니며 유튜브"
미국 증시에서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게임스톱 매수 운동을 펼친 ‘대장개미’ 키스 질(34)이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질의 전 직장인 생명보험사 매사추세츠 뮤추얼(매스 뮤추얼)에 지난주 공문을 보내 질의 고용 현황과 게임스톱 매수 운동을 회사가 파악하고 있었는지 등 정보를 요청했다.
매스 뮤추얼은 답변에서 “질이 1년 이상 게임스톱에 관한 글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게시판, 유튜브 등에 올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알았다면 그만두라고 하거나 해고했을 것”이라고 했다.
질은 2019년 4월 매스 뮤추얼에 입사했다. 재직 중이던 작년 여름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 등을 통해 미국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반란을 주도했다. 게임스톱 주식은 이 운동으로 한 달새 1700%나 뛰었다.
NYT에 따르면 질은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회사에 사직하겠다고 통보했지만, 실제 수리된 28일까지 매스 뮤추얼과 증권 투자 자문 회사인 MML 인베스터스 서비스의 직원 신분이었다고 한다. 이날은 게임스톱 주가가 장중 483달러까지 치솟아 최고점을 찍었던 날이다.
질의 활동이 금융업계 내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증권업계 자율 규제 기관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은 업계 전문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위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 과장된 주장을 펴거나 중요한 사항을 누락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회사들은 직원들이 게시하는 업계 관련 콘텐츠를 감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질 역시 FINRA에 증권 중개사로 등록됐기 때문에 이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FINRA는 중개사가 불완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질의 등록 정보에는 외부 활동을 하고 있다는 표시가 없다.
앤드루 칼라마리 전 증권거래위원회 뉴욕 사무국장은 “질이 증권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다만 질이 레딧과 유튜브 활동을 허락받지 않았다면 회사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은 애널리스트가 아닌 직원들이 외부에서 주가를 예측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질은 이번 ‘로빈후드(미국 개인 투자자) 개미’들의 총공격 사태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공매도 세력에 맞선 개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며 주가 폭등을 이끌었다. 그가 지난달 22일에 올렸던 7시간 분량의 게임스톱 주식 유튜브 영상은 65만 뷰를 기록했다.
WSJ 인터뷰에 따르면, 질은 게임스톱 주가가 5달러 선이었던 2019년 6월부터 게임스톱을 사들였다. 그는 게임스톱이 ‘최신 비디오게임 콘솔로 고객을 끌어들여 재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1년 넘게 레딧을 통해 게임스톱 수익 현황을 공개해왔다. 게임스톱의 주가가 가장 높았던 지난주에는 그가 3300만달러(약 368억)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라인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가 개인 투자자의 게임스톱 매수를 제한하고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반격이 이어지면서, 게임스톱 주가는 연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질도 지난 2일 레딧 주식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하루 동안 게임스톱 베팅으로 1360만 달러(약 151억원)를 잃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게임스톱 주식을 팔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월가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려는 큰 뜻을 가지고 게임스톱 주식을 산 건 아니다”라며 “의회나 언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나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주목받지 못하는 주식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일 뿐”이라며 “나는 소매 투자자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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