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인턴 합격에 진혜원 "제인 에어" 김근식 "놔두자"

손성원 2021. 2. 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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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 "자신감과 집중력, 선한 마음을 가진 듯"
김근식 "부정입학 공범이지만 아직 정식 기소 안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9년 9월 6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심현철 코리아타임스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29)씨가 최근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 인턴 모집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는 등 시끌시끌하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조씨를 칭찬하는 글을 SNS에 올렸고,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김근식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조씨 행보를) 그냥 놔두자"는 의견을 냈다.


진혜원 "대견하고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진 검사는 4일 자신의 SNS에서 영국 작가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를 언급, "최근 의사 자격을 부여하는 국가고시에 당당히 합격하고 명성 있는 병원에서 인턴으로 실습을 시작하게 된 한 분이 계속 떠오르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절대로 공개될 수 없는 주소 정보가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개되어 심야에 여러 명의 험악한 기자들이 문을 열라고 위협적 상황을 연출한 경험뿐만 아니라, 집안 전체가 압수수색되고 자신의 평생에 관한 정보를 취득한 국가기관이 그것을 언론에 수시로 공개하여 인생 전체를 부정당하고, 모친은 영어의 몸이 되는 등 집단 린치를 겪은 분이 이루어 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대견하고, 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통해 의료사고를 많이 접해 본 경험으로서는, 의사란 평생 의대에서 배운 모든 지식을 그대로 기억해서 항상 부작용과 작용의 관계에 관한 정보를 모든 환자에게 다 쏟아내야 하는, 힘들고 어렵지만, 숭고하기도 한 직업인"이라고 말했다.

진 검사는 "제인 에어의 마지막 장에서, 제인이 선택한 삶은 화재로 불구가 된 로체스터에게 봉사하는 것이었다"라며 "나이가 어린 조민 선생님이 1년 이상의 린치에 시달리면서도 당당히 시험에 합격하고, 면접도 통과한 것만 보아도 제인 에어 못지 않은 자신감과 집중력 그리고 선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짐작된다"고 평했다.

진 검사는 "어린 나이에도 생존자 자격을 획득한 조민 선생님이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발휘하여 다양한 트라우마를 겪은 많은 환자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심어 주시기를, 숭고한 직업인으로 성장을 거듭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또 당연히 그렇게 되시리라고 믿는다"라고 응원했다.


김근식 "인턴 상황 생중계와 비난, 바람직하지 않아"

김근식 국민의힘 예비후보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이런 가운데 야당에서도 조씨의 합격 여부가 공개되고 있는 데 대해 "도가 지나치다"며 "놔두자"는 주장이 나왔다.

김근식 후보는 같은 날 SNS에 "저도 누구보다 조국을 비판하는 사람이지만, 조민의 인턴지원 상황을 생중계하듯이 일일이 공개하고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당연히 부정입학이기 때문에 의사자격 박탈이 맞습니다만, 부산대가 최종 확정판결 이후에 입학자격 박탈을 결정하겠다고 하니 아직 형식적으로는 인턴지원이 가능하다"며 "물론 조민도 부정입학의 공범이지만 아직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당한 현실이지만 이것도 현실인 만큼, 조민의 인턴지원을 지금 강제로 봉쇄하거나 막을 수는 없다"며 "그의 취업활동을 강제로 막는 건 지금 단계에서는 사실상 린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또 "임모 의사회장처럼 조민 인턴지원마다 쫓아가서 항의하고 막는 것도 그래서 보기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적 감정과 분노에서 조민의 인턴지원이 화나고 짜증나는 것도 맞지만, 그건 법원의 최종판결과 부산대의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며 "아비의 심정에서 자식의 인턴지원이 일일이 중계방송되듯 알려지는 게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국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자식의 인턴지원을 만류하고 조민도 스스로 뉘우치고 본인이 인턴지원을 포기하는 게 최선입니다만 조민 인턴지원은 이제 관심 밖으로 놔두자"며 "성적이 좋지 않아서 쉽지도 않을 것이고 그게 도덕적으로 이기는 길이다. 과도하면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다"라고 지적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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