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게 폭행당하고 모텔방에 버려진 동생, 홀로 죽어갔다"

김자아 기자 2021. 2. 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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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동료에게 폭행당한 뒤 모텔로 옮겨져 숨진채 발견된 20대 남성의 유족이 가해자 일행을 엄벌에 처해달라며 청와대 청원글을 올렸다.

지난 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20대 모텔 방치] 제 동생이 폭행당한 뒤 모텔 방에 유기되어 사망했습니다. 생전 동생의 지인이었던 가해자 5명이 심판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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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폭행당한 뒤 모텔로 옮겨져 숨진채 발견된 20대 남성의 유족이 가해자 일행을 엄벌에 처해달라며 청와대 청원글을 올렸다.

지난 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20대 모텔 방치] 제 동생이 폭행당한 뒤 모텔 방에 유기되어 사망했습니다. 생전 동생의 지인이었던 가해자 5명이 심판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동생은 작년 10월15일, 23살 어린 나이에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동료에게 폭행 후 유기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에 따르면 청원인의 동생은 지난해 10월14일 밤 아르바이트 동료 5명과 함께 회식을 했다. 가해자 측 주장에 따르면 술자리에서 언성을 높였다는 이유로 동료 A씨가 동생의 몸을 1차례 걷어찼고, 뒷걸음질 치는 동생을 뒤로 밀쳐 넘어뜨렸다는 게 청원인의 설명이다.

청원인은 "동생은 그 즉시 의식을 잃었다. 함께 있던 일행들은 동생을 일으켜 상태를 확인하고도 20여분 가량 땅바닥에 눕혀둔 채 모의를 한 뒤, 병원이 아닌 모텔로 짐 옮기듯 들어서 옮겼다"며 "이후 가해자 5명은 40분가량 모텔방에 머물렀다.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긴 시간이었지만 아무런 조치없이 방에서 나와 도주했다"고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검안의가 추정한 동생의 사망 추정 시각은 A씨 일행이 모텔을 빠져나온 뒤 약 2~3시간 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동생은 2~3시간가량 숨이 붙어있었다"며 "건강하고 지병도 없었던 23세 건강한 청년이다. 그때 병원에 가서 치료만 받았더라도 충분히 살 수 있었다. 동생은 5명의 가해자들의 악한 생각으로 인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그들의 옆에서 홀로 죽어간 것"이라고 분노감을 드러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A씨 일행은 동생의 장례식장에도 왔다고 했다. 청원인은 "가족들이 혹시 싸웠냐고 물었을 때도 '폭력적인 상황은 전혀 없었다', '술에 취해 길을 걷다 본인의 부주의로 넘어진 것을 봤다'며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며 저희를 기만했다"고 떠올렸다.

청원인은 A씨 일행이 다녀간 다음날 경찰로부터 동생의 부검 결과를 전해들었고, CCTV 영상을 통해 A씨 일행의 폭행 정황을 직접 확인했다고 했다.

이후 지난 1월26일 A씨의 상해치사 혐의 첫 공판이 열렸으나, 공소장에는 폭행 내용만 기재됐을 뿐 모텔에 유기하고 방치한 부분이 빠져있었다고 했다. 청원인은 모텔 유기에 해당하는 부분을 참작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특히 청원인은 함께 현장에 있었던 나머지 일행 4인에 대해서도 A씨와 같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행 이후 의식을 잃은 동생을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모텔에 유기한 행위는 명백한 고의적 살인행위"라며 "A씨 역시 단순히 상해치사가 아닌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의한 상해치사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동생 핸드폰에 울리는 전화 한 통만 받아줬더라도, 동생은 병원으로 옮겨져 살 수 있었다"며 "저희 가족들과 동생의 여자친구는 그날 이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살고 있다. 아직도 엄마는 동생이 함께 있는 것 같아 그날 이후 동생방의 불을 한 번도 끄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발 5명 모두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을 받아 본인들의 잘못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한 사람의 인생과 한 가족의 삶을 부순 죄가 얼마나 큰지 깨달을 수 있게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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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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