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어른만큼 지친 우리 아이들..학교 보내면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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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학교생활과 미식축구를 잃어버린 한 10대 청소년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미국 CNN은 최근 메인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하던 남학생의 죽음을 보도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팬데믹에 지친 아동·청소년에게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세계 곳곳의 교육·방역 당국이 등교수업 재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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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팬데믹으로 학교생활과 미식축구를 잃어버린 한 10대 청소년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미국 CNN은 최근 메인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하던 남학생의 죽음을 보도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등교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16세의 스펜서 스미스 역시 지난해 봄부터 등교를 하지 못했지만 미식축구 경기를 대비하며 집에서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미식축구 시즌이 축소되고, 경기 방식까지 바뀌면서 스미스는 운동부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요.
미식축구를 포기한 그는 잠이 늘었고 원격수업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친구들과의 학교생활을 그리워하던 그는 결국 지난해 12월 안타까운 선택을 했는데요.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 저널에 발표된 '코로나19 전후 소아응급병동 자살 상상과 시도'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미국 휴스턴 아동병원에 정신 건강 관련 응급 환자가 늘어났습니다.
연구자들은 팬데믹의 영향이 커지면 아동·청소년들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휴스턴의 10대에게 이런 경향이 강해진 지난해 3월은 이 지역에 처음 팬데믹이 시작되며 각종 시설이 문을 닫기 시작한 시기였죠.
또 이 지역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지난해 7월 역시 아동·청소년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교사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적절한 신체 활동마저 할 수 없게 된 아동·청소년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세계에서 가장 일찍 코로나19 확산을 겪은 중국에선 일찌감치 지난해 9월 학교가 문을 닫은 후 초등학생들의 우울 증세 등이 증가했다는 안후이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가 나왔죠.
코로나19 장기화로 아동·청소년의 학습 의욕이 줄어들고 마음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보고는 국내에서도 나왔습니다.
최근 대전시의회가 지역 초·중·고교생 812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72.6%가 마음 상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이 중 28.4%가 '죽을 맛이다', 17.4%가 '불안하다', 16.6%가 '화가 난다', 10.2%가 '우울하다'고 답변했는데요.
국내외에서 일련의 조사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등교를 재개해 대면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세계 각국은 아이들의 정서적 어려움은 물론 학력 격차 등이 문제가 되자 학교 내 감염을 우려하는 반발 속에서도 등교 재개에 무게를 싣고 있는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직후 등교를 다시 추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가 포함된 네바다주의 클라크 카운티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우려가 커졌다며 조만간 등교 수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지난해 12월부터 전면 봉쇄 조치를 유지 중이지만, 지난달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봉쇄 완화 시 등교 재개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우리 교육부 역시 3월 새 학기에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학교·학급 학생 위주로 등교 수업을 우선 확대한다는 방침인데요.
학교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팬데믹에 지친 아동·청소년에게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세계 곳곳의 교육·방역 당국이 등교수업 재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박소정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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