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조작' 내보낸 폭스 방송, 3조원대 피소 당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전자투표 조작으로 패배했다는 음모론을 내보낸 미국 폭스 방송에 대해 27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 시각) 전자투표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스마트매틱이 뉴욕주(州) 대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스마트매틱은 소장에서 “폭스 방송은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에 가담해 스마트매틱이 개발한 기술과 소프트웨어에 오명을 안겼다”면서 “폭스 방송의 거짓 보도 때문에 향후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 모델이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또 “폭스 방송이 신생 우익 방송에 빼앗긴 시청자를 되찾기 위해 거짓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스마트매틱을 악당으로 묘사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고문 출신인 시드니 파월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16일 폭스 방송에 출연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매틱사의 기술 개발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모든 개표기에 스마트매틱스의 기술이 DNA처럼 이식돼 있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진행자인 루 돕스 앵커도 “(스마트매틱 등) 이런 회사들의 진짜 소유주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주장에 동조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스마트매틱이 2000년대 베네수엘라 선거 시스템 교체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을 뿐, 현재 베네수엘라와 어떤 지분 관계도 없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폭스 방송은 이번 소송 관련 성명을 내고 “시청자들이 선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보도하고, 다양한 주장들을 소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마트매틱은 폭스 방송 외에도 폭스에 출연해 음모론을 제기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고문 출신인 시드니 파월 변호사, 방송을 진행한 3명의 앵커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대선결과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에 휘말린 투표 관련 업체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개표기 제조업체인 도미니언 보팅시스템은 워싱턴DC 연방 지원에 줄리아니 전 시장을 상대로 13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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