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 살해하고 "자살했다" 거짓말..50대女 징역 16년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함께 살던 남성과 돈 문제로 다툰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사진=이데일리DB)

4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유랑)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9·여)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5일 오후 6시 10분께 익산시 영등동 한 아파트에서 동거남 B(5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 변제 문제를 두고 B씨와 말다툼했다.

A씨의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가 진행 중이었다. B씨가 A씨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했고 이에 배신감을 느낀 A씨는 침대에 누워있는 B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사건 당시 119 구급대원은 아파트 내부에 쓰러져 있던 이들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B씨는 숨을 거뒀고 A씨는 치료 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B씨가 스스로 목을 찔러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처는 극단적 선택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극단적 시도 때 흔히 발생하는 주저흔(망설인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인 침입 흔적도 없었고 주변의 혈흔 등 객관적 증거가 피고인의 주장과 배치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살인은 존엄한 생명의 가치를 침해하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중범죄”라며 “피고인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황효원 (wonii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