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에 '실검전쟁' 혼쭐난 네이버..뉴스 내려놓고 정치권과 선긋는다
뉴스 앞세운 '검색포털'서 '종합플랫폼' 변신 꾀하는 네이버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이미 포털 메인뉴스를 없애고 뉴스 편집에서 손을 뗀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전면 폐지를 예고했다. 서울시장을 뽑는 오는 4·7 재보궐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전국민의 인터넷 관문(포털) 역할을 하며 굵직한 선거 때마다 여야 양쪽으로부터 '편향성' 논란에 시달려온 네이버가 사실상 '의제 설정' 기능을 포기, '정치와 거리두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오는 25일부터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4일 밝혔다. 모바일 네이버 홈의 '검색차트' 판도 함께 종료된다.
지난해 4·15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주 동안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운영을 잠정중단한 지 10개월 만에 완전 폐지에 나선 것이다.
2005년 선보인 급상승 검색어는 네이버의 검색창으로 입력되는 검색어를 단위 시간에 분석해 입력 횟수의 증가 비율이 가장 큰 검색어를 순서대로 보여준다.
네이버는 "일방적으로 주어진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트렌드에 맞춰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 선거 공정성 시비 사전 차단
이번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종료는 그동안 '포털 뉴스 편집 논란'에 시달려온 네이버의 '편집 권한 내려놓기'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총선 당시 급상승 검색어를 잠정 중단하면서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실검은 현재 이용자들이 어떤 키워드에 가장 관심이 많은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국민이 알아야 할 이슈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수단이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국면 당시 찬반 세력 간 대결의 장으로 변질한 이른바 '실검전쟁'은 실검이 가진 정치성과 파급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뉴스 편집에서 가장 큰 변화는 2019년 4월 모바일 사이트를 전면개편하면서 기존 '포털 메인뉴스' 판을 없애고, 검색창만 나오는 '그린닷' 버전을 도입한 것이다.
오른쪽으로 넘기면 나오는 '뉴스콘텐츠' 화면에도 네이버가 편집한 뉴스가 아닌 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와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편집된 개인 맞춤형 뉴스가 노출됐다.
지난해 10월엔 '섹션별·연령별 많이 본 뉴스'와 '기사 본문 하단 '언론사 전체 랭킹 뉴스'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들 뉴스는 네이버에서 전 국민이 보는 사실상 마지막의 '뉴스 묶음'이었는데 이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 검색포털→종합플랫폼으로 변신
네이버의 이러한 대대적인 뉴스 개편은 2018년 이른바 '드루킹 사태'로 일어난 뉴스 편집 논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같은해 10월 네이버는 뉴스 편집권과 뉴스 선택권을 각각의 주체인 언론사와 이용자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 10월에는 네이버스포츠 내부 고위관계자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연맹 비판 기사를 포털 메인에서 내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성숙 대표가 공개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해 '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선 2015년 5월 당시 최모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 포털 쪽에 부탁해뒀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공개되며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포털의 뉴스 편집 개입 논란은 지난해 9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들어와' 사건으로 또다시 촉발했다. 윤 의원이 보좌진에 포털 '다음' 뉴스 편집에 불만을 토로하며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포털공정대책특별위원회를 꾸리고 공정위의 네이버에 대한 검색 알고리즘 조작 제재를 앞세워 네이버 본사를 항의방문했다. 야당이 뉴스 편집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네이버 본사를 방문한 건 2017년부터 내리 4년째다.
2000년대 초반 뉴스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네이버는 '검색 포털'보다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핀테크(66.6%), 콘텐츠(48.8%), 클라우드(41.4%), 커머스(37.6%) 부문 성장률은 기존 네이버의 전통적 먹거리인 '검색 광고'격인 서치플랫폼(5.6%) 부문의 성장세를 압도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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