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조선족이 혐오 표현?..中동포 향한 날선 반응 왜 나오나

전승엽 2021. 2.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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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경선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국민의 눈과 귀가 경선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한 유튜브 방송에서 한 발언이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오 후보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출마했던 서울 광진을 지역에 대해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 만 명이 산다"면서 "이분들이 90% 이상 친 민주당 성향"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는 "지역·세대·동포 혐오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오 후보에 대해 "일베 정치인으로 변질됐다"고 비난했죠.

오 후보는 곧바로 "우리 국민 중에 중국동포라는 용어에 익숙한 분이 많나, 조선족에 익숙한 분이 많나. 논리적 비약"이라면서 비난을 일축했는데요.

조선족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도 중앙·극동아시아 지역의 '고려인'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재외 한인 그룹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여겨지는 조선족이지만 우리나라에는 1992년 한중 수교 체결 이후 취업 등을 위해 입국하는 중국동포들이 대거 늘었고, 지난해 1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조선족이 70만8천 명을 넘어섰을 만큼 이제는 우리 사회를 이야기할 때 빼놓기 힘든 구성원이 됐죠.

공공기관 문서나 각종 논문에도 중국동포나 한국계 중국인이라는 이름만큼이나 흔히 쓰이는 말이 조선족인데요.

그런데 중국동포라는 표현이 들어간 언론 기사에 "이들을 동포라 부르는 것은 불쾌하니 조선족이라고 쓰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언젠가부터 중국 출신 동포들을 향해 가시돋친 반응이 나오고 있죠.

조선족이라는 이름을 의식적으로 써서 '보통의 한국인'으로부터 이들을 배척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애초에 조선족이라는 말을 비하의 표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오 후보의 발언을 두고 혐오 논란이 빚어진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요.

'양꼬치 거리' 등이 인기를 얻기 전까지 각종 미디어에 중국동포 밀집지역이 우범 지대로 비춰진 것이 '조선족 혐오'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에서는 "이 동네 조선족들만 사는데 밤에 칼부림도 많이 나요. 여권 없는 범죄자들도 많아서 경찰도 잘 안 들어와요"라는 대사와 함께 중국동포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대림동을 흉악 범죄가 빈번한 곳으로 묘사했죠.

이같은 표현에 대해 중국동포들이 모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법원은 '청년경찰' 제작사 측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며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중국동포에 의한, 혹은 중국동포들 간의 사건 사고가 우리 사회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준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지난달 23일에도 대림동의 한 골목에서 "전 애인이 재결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중국동포들이 또 다른 중국동포 남녀를 흉기로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또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와 마약을 한 상태로 역주행을 하다가 한 가정의 가장인 택시기사를 숨지게 한 30대 청년도 중국동포였죠.

이처럼 강력범죄에 중국동포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면서 조선족이란 이름 자체가 일부 사람들에게 혐오나 공포의 대상이 된 측면도 있는데요.

지난해 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 발생한 지역별 외국인 범죄 현황'을 보면 중국인이 저지른 범죄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그러나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중 중국인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같은 범죄 발생 건수로 중국동포의 '위험성'을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검거인원 지수가 가장 높은 국적은 몽골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높은 국적은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였으며 중국은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해 조사대상 국적 중 중상위권에 자리했습니다.

'중국동포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사고를 많이 친다'는 일각의 인식은 사실상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국이 이어지면서, 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출신 동포들에 대한 시각까지 악화한 측면이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국가인권위원장이 직접 코로나19로 인한 혐오표현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국동포들을 위로하고, 혐오와 차별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일부 동포가 국내에서 벌인 일탈로 그려진 모습 때문에 그 이름마저 '혐오'의 상징이 되어버린 조선족.

차별과 혐오에 시달려야 하는 중국동포의 현실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전승엽 기자 김지원 작가 주다빈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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