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1타 강사]①연봉 300억, 이적료 100억인데 댓글 조작..왜?
학원 앞에 아침부터 줄서기..유명 스타 못지않은 삶 눈길
[편집자주]이른바 '1타 강사(1등 스타강사)'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못지 않은 인기와 부를 거머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터넷 강의'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몸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입시학원들은 1타 강사를 모시기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한다. 그들의 존재가 학원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1타 강사 사이에서는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모함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고소·고발이 난무하기도 한다. 사교육계가 돈 때문에 아이들에게 보여줘서는 안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고 있다. 1타 강사의 세계를 한번 들여다 보자.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윤다정 기자 = 대입 수능 '1타 강사'인 A씨가 지난달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그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던 수만명의 학생들은 물론 교육업계에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100억원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1타 강사는 소속된 학원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강사에게 붙는 타이틀이다. 50만명에 육박하는 수험생 사이에서 1타 강사의 인기는 유명 아이돌 못지않다. 학생들은 현장 강의를 듣기 위해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돌을 기다리는 팬처럼 아침부터 학원 앞에 나와 긴 줄을 선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교육업계의 반응은 의외였다. '터질 게 터졌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 'ㅇㅇㅇ 교재, 수능시험에는 안 나온다던데 왜 보냐"
A씨는 수백개의 차명 아이디를 이용해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실 수강생들의 평가에 민감한 인터넷 강의 업계 특성상 경쟁 강사를 비방·비난하는 댓글 조작은 이미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그가 운영한 댓글 조작 회사 본부장 등 관계자 2명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약 2년 동안 아이디 수백개를 만들고, 경쟁 업체와 자신이 속한 학원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댓글은 A씨 자신의 교재, 강의는 추천하고 경쟁 강사 등은 'ㅇㅇㅇ 교재, 수능시험에는 안 나온다던데 왜 보냐'는 식으로 비방했다. 다른 강사의 이빨 등 외모를 비하하거나 발음 등 신체적 약점을 들먹이기도 했다.
입시생들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유명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곤 한다. 이 과정에서 좋은 대학에 입학한 수험생들의 강의 후기나 댓글을 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파고들어 경쟁 강사를 비방·비난하는 '댓글 조작'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댓글 조작 문제는 2017년 '삽자루'로 불리는 유명 수학 강사 우형철씨가 "이투스가 댓글 알바를 고용해 경쟁 학원이나 강사를 깎아내리는 글을 작성하고 마케팅을 한다"고 폭로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우씨는 입시·학원가 댓글 조작 관행을 고발하고 '클린인강협의회'를 결성한 인물이다. 그는 이투스 댓글 조작을 비롯해 A씨 등 1타 강사의 댓글 조작을 폭로하다가 작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사교육계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2타 강사는 기억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1타 강사들이 성공한 스포츠 스타나 아이돌처럼 낙오되면 곧 잊히는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원 관계자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명 강사 중에 댓글 조작에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1등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결국 학생들 보기에 부끄러운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자신의 1타 강사 위치를 지키기 위해 학생들의 수능에 대한 불안감을 역이용했다는 지적이다.
◇ 1타 강사=학원 매출…무리한 스카우트 전쟁에 수백억 소송전도
입시업체의 '1타 강사 빼가기'도 사교육계의 민낯이다. 수험생들이 1타 강사에 따라 우르르 학원을 옮겨다니다 '1타 강사 한명이 학원 매출의 전체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입시학원가에서는 매년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지고 법적 다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지난해 5월에는 '국어과 1타' 유대종 강사의 이적을 둘러싸고 메가스터디교육과 에스티유니타스가 수백억원대 소송전을 벌였다.
소송전의 시작은 201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대종 강사가 메가스터디에서 에스티유니타스가 운영하는 스카이에듀로 적을 옮기면서 시작됐다.
메가스터디는 유대종 강사가 온라인 3년, 오프라인 5년 이상의 전속 계약기간을 남기고 이적한 배경에 에스티유니타스 측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이 같은 강의계약 위반 행위는 에스티유니타스 측이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전속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겠다고 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스티유니타스는 "강사와의 신뢰관계가 깨져 전속계약이 계속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경쟁사에 떠넘기는 악의적 행위"라며 반발했다.
이같은 사태를 만든 배경에는 학원들이 강사를 키우지 않고 매출 올리는 데만 급급해 무분별하게 스카우트에만 힘을 쏟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형철 강사 측 관계자는 "학원이 강사를 키우면 되는데 안키우고 이미 검증된 강사들만 받고 있다. 학원 입장에서는 1타 강사를 만들어 놓으면 몸값을 올려 다른 곳으로 가버리니 스카우트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honestly8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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