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의 차이나路] '제2의 게임스톱' AMC..모회사 中부호 재조명

정은지 기자 2021. 2. 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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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나의꿈"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 2012년 AMC 인수
완다시네마 작년 1조 넘는 손실..춘제 개봉작 기대감 솔솔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미국 증시에서 개인과 공매도 세력간의 혈투가 전개되면서 '제2의 게임스톱'으로 지목된 AMC의 모회사 중국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이 재조명받고 있다. 한때 파산위기에 몰렸던 AMC의 주가가 '반짝' 폭등했던 것 처럼 그동안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던 왕 회장도 분위기 반전에 나설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왕젠린 중국 완다그룹 회장. ©AFP=뉴스1

◇'한 때' 亞 최고 부자 왕젠린…"170억 버는 '작은 목표' 세워라" 공분 사기도 부동산 개발업체 다롄 완다그룹을 이끄는 왕젠린 회장은 한 때 중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부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도시화 가속화로 주택수요가 확대되자 사세를 키우며 단번에 막대한 부를 축적한 부호로 거듭났다. 중국 주요 도시에 '완다'의 이름을 딴 광장이나 최고급 아파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부동산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왕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7년 기준 왕 회장의 자산 규모는 2050억위안(약 35조4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왕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있던 지난 2016년 "청년들이 큰 욕심을 갖기 보다 1억위안(약 172억원) 벌기와 같은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게 좋다"고 말해 공분을 샀던 일화도 있다.

부동산 개발로 성공 신화를 쓴 왕 회장은 영화관, 호텔, 리조트 등 엔터테인먼트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 중에서도 영화 관련 사업은 그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사업 중 하나다. 왕 회장은 지난 2012년 26억달러에 들여 미국 극장 체인인 AMC를 인수하는 '대규모 딜'을 성사시켰다. 완다그룹의 첫 해외기업 인수였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AMC 경쟁사인 카마이크를 비롯해 영국 요트 제작업체 선시커인터내셔널,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북유럽 극장 체인 노르딕시네마는 물론이고 스페인 라리가 명문 클럽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사들였다.

그러나 해외 M&A를 통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 우려를 제기하는 등 압박에 나서면서 왕 회장은 자산을 줄줄이 매각하는데 이르렀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최대 극장 체인 완다(Wanda)그룹이 지난 7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아크(ARCH) 완다시네마에 세계 최초 ‘오닉스’ 스크린 전용의 삼성 오닉스 멀티플렉스를 개관했다.(삼성전자 제공) 2018.9.10/뉴스1

◇코로나19에 '휘청'…왕 회장의 '영화꿈' 다시 살아날까 왕 회장은 "영화 사업은 나의 꿈"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영화 사업에 애착을 보였다. 2005년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다시네마를 설립한 것이나, 중국의 디즈니 왕국을 목표로 북미 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영화관 체인 등을 인수한 것만 보더라도 그의 꿈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완다그룹 자회사인 AMC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해 3월 AMC의 시가총액은 완다그룹 인수가(26억달러)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파산 위기설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그러던 AMC의 주가가 최근 폭등세를 연출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위해 게임스톱에 이어 공매도 비중이 높은 AMC 주식을 매집한 결과였다.

지난달초 2.01달러 수준이던 AMC 주가는 지난 27일 무려 301% 상승하며 19.9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종가 기준 완다그룹 지분가치(지분율 33.67%)는 22억7190만달러(약 2조5302억원)로 52주 최저가(1.91달러) 대비 20억5383만달러 가량 증가했다. 다만 AMC 주가가 다시 급락하면서 지난 3일 종가(8.97달러) 기준 지분 가치는 1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 완다시네마 상황도 비관적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완다그룹이 보유한 영화관 1000개 이상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했으며, 자금 수혈을 위해 중국 A주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 중 최대인 30억위안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완다시네마의 연간 손실 규모는 60억위안(약 1조35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완다시네마는 반격의 기회도 엿보고 있다. 우선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춘제 기간 상영하는 10여개의 작품 중 완다시네마가 제작한 '탐정당인3'이 대기 중이다.

탐정당인3은 지난달 29일 오전 예매가 시작된 지 36시간 만에 1억위안의 판매액을 돌파했다. 중국내 제작 영화 중 최단기 기록이다. 중국은 관객수로 통계를 내는 한국과는 달리 판매된 티켓 가격총액으로 흥행 여부를 가늠한다. 현지 언론은 탐정당인3의 판매량이 50억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완다시네마의 기사회생 가능성도 높게 보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은 "탐정당인3의 제작비는 약 5억위안 규모로 만약 업계에서 전망하는 50억위안의 판매액을 달성할 경우, 적지않은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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