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대한변협회장 "공수처는 신생아..너무 큰 기대 가지지 말아야"
―2년간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서울변호사회장을 2년 하고 바로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됐다. 지난해를 제외한 3년간은 정말 설, 추석 당일 빼곤 모조리 출근했다. 일요일도 예외 없었다. 지난해엔 명절 연휴 3일씩만 쉬었다. 정말 ‘다신 안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많은 분들이 수고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후회 없는 4년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수처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변협이 추천한 후보자가 공수처장이 됐다. 갓 설립된 공수처가 취지대로 운영되려면 어떤 게 필요한가.
“아직 이첩 요구권이 행사되지 않아서 오남용될 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이첩 요구권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공수처 내부에 의한 통제, 국회에 의한 통제 등 다양한 통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내‧외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다른 수사기관보다 지나치게 권한이 강화된 기관’이라는 우려는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여당이 법관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는데, 어떻게 보나.
“아무리 의도가 순수해도 시점이 중요하다. 법을 적용할 때 보복처럼 보이거나 문제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면 안 된다. 지금은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탄핵이 이뤄진다는 점에 있어서는 되돌아봐야할 필요가 있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탄핵하는 건 시점 상 적절하진 않다. 굳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특정인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보나.
“헌법재판소는 해당 사안이 탄핵 사유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적격 문제가 있어 각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 1년간 추 전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심했다. 지켜보며 든 생각이나 소회가 있다면.
“두 가지다. 우선 공수처 출범 과정을 통해 변협이 다른 직역단체와 달리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인정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관을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점을 인식시켜드렸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미확정 판결문 공개, 피의자 조사 시 변호사 참여권 확대 등 변론권을 확대한 것도 큰 업적 중 하나다. 변론권 확대는 인권보장 확대와 같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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