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인데"..삼성디스플레이 QD 전환 늦어지나?
TV용 QD-OLED 수율 확보 어려워 양산도 지체
고객사 확보도 난항…삼성전자 QD TV 계획 無
차세대 디스플레이 QNED로 건너뛸 가능성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의 양산 시점이 애초 계획했던 상반기에서 하반기 이후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현재 시범생산 중인 QD-OLED의 수율(收率·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나 완성도가 제품화를 위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생산을 위한 설비를 갖췄던 QD-OLED는 공정조건 확보와 수율 안정화에 각각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올해 상반기쯤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고객사 납품은 물론, 양산의 최저 조건인 수율 개선이 회사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된 탓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패널의 본격 양산 시점을 예정한 것보다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QD-OLED 양산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높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OLED를 포함한 QD디스플레이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어 QD-OLED는 ‘JY(재용) 디스플레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QD-OLED의 고객사를 찾기 쉽지 않아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올해 전략 TV 제품으로 미니LED(발광다이오드)를 활용한 QLED 네오를 내세우고 있어, 다음 세대 디스플레이로서의 QD-OLED 입지를 흔들었다.
지난해 QD-OLED의 시제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소니·TCL·파나소닉 등 해외 TV 제조사도 아직 QD-OLED TV 신제품에 대해 아무런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 생산 회사는 세트 회사(TV 제조사)의 신제품 계획에 앞서서 패널 양산을 할 수 없다"며 "패널 양산은 TV 신제품 출시 2~3개월 전부터 이뤄진다는 통상적인 흐름에 비춰볼 때 QD-OLED 양산 시점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에 LCD 패널 생산 연장을 요구하며, 내년 초 QD-OLED TV의 출시를 약속했다는 풍문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QD-OLED TV 출시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QD-OLED의 수율을 디스플레이가 계속해서 확보하지 못할 경우 QD-OLED를 건너뛰고, 곧바로 퀀텀나노발광다이오드(QNED)로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는 QD-OLED뿐 아니라 QNED 등 대형 QD 패널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라는 점에서 이런 예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 기술은 나노로드라고 부르는 긴 막대기 모양의 청색 LED를 발광 소자로 삼는다. 무기(無機) 소자가 빛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유기(有機)화합물을 채용한 OLED와 대척점을 이룬다. 긴 수명과 적은 잔상(번인·Burn in), 낮은 전력소모를 장점으로 한다. 이 기술은 QD-LED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디스플레이 구조 자체는 QD-LED와 비슷하나, 제조 과정에서 더 복잡한 기술을 요구한다. 반면 생산 원가는 QNED가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의 씨드 모한 연구원은 "QNED의 시범생산 라인이 성공적으로 꾸려질 경우 QD-OLED 라인은 QNED로 대체될 것"이라며 "값비싼 진공 증착장비가 필요한 OLED 공정을 굳이 쓸 이유가 없기 때문에 QNED 디스플레이 생산원가는 QD-OLED 대비 저렴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QD-OLED 패널 초기 생산 단가는 230만원으로, 100만원 초반의 LG디스플레이의 OLED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특허청에 QDE와 QDX라는 상표를 각각 출원했다. 두 상표의 지정상품은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컴퓨터 디스플레이 모니터,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찌 됐든 QD-OLED의 올해 양산을 예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브랜드 이름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라며 "그 과정에서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