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김명수 탄핵안에 쏠리는 시선..'보수野+α' 주목

정연주 기자,박기범 기자 2021. 2. 5.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찬성 179표·반대 102표 '범여권' 압승
김명수 녹취록 변수..4월 재보선 앞두고 야권결집 가능성도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법농단' 연루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박기범 기자 = 여권이 추진한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이 ‘과반’을 훌쩍 넘겨 가결된 가운데, 야권에서 추진 중인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야권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김 대법원장 탄핵안 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임 부장판사 탄핵에 김 대법원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법부 독립훼손'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은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에 상정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288명의 의원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돼 찬반 명단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현재 여야의 의석수를 감안해 보면 범여권과 범야권의 표심이 각각 총결집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표결은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투표에는 174명의 민주당 의원 가운데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3명(송갑석, 윤영덕, 조오섭)과 신임 국무위원(박범계, 한정애)을 제외하고 16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10명의 찬성표는 정의당(6명), 열린민주당(3명), 기본소득당(1명) 등 범여권 성향의 정당 또는 무소속 의원에게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이번 탄핵소추안은 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범여권 의원 161명이 공동 발의한 바 있다.

반대 102표는 범보수 야권 의석수와 일치한다. 이번 투표에는 국민의힘 의원 102명 가운데 3명이 개인 사유로 불참했다.

탄핵소추안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3명,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야당 측 1명이 명패 제출 오류 탓에 무효 처리된 것을 고려하면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과 반대 표 차이는 77표다. 야권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범여권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투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김 대법원장 탄핵안은 가결되기 힘든 상황이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사법부 독립성,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4일까지 탄핵소추안은 발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과 임 부장판사 간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 부장판사 변호인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수리 요청에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 "사표를 수리했다고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한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 발언의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에 더욱 명분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김 대법원장 논란을 계기로 야권이 더욱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다른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진 못하더라도 보수 성향 야권 의석수를 초과해 찬성표가 나오는 것도 야권으로선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야권은 김 대법원장에 대한 총공세에 나서는 분위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4일) "자신의 입신을 위해 사법부와 소속 법관들을 정치권력 먹잇감으로 던져버렸다. 정치꾼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김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등 야권 인사들 역시 김 대법원장 비판에 목소리를 냈다.

야권의 이같은 공세에 범여권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임 부장판사 탄핵 의결의 당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세를 규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임 부장판사 탄핵안 의결의 여파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야권의 문제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임 부장판사의 변호인이 공개한 녹취록 역시 이번 사건의 본질을 가릴 수는 없다"며 "징계조치 전에 사표를 내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는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으로 여러 차례 지적받아 왔다"고 말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