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이언맨 자비스처럼?..경찰 출동 때 'AI' 도움 받는다
70억 들여 2024년까지 개발
신속 분석·정확한 지침 제공
불의 사고로 순직 감소 기대
[경향신문]
“자비스, 하늘에 몇 명이나 있지?” “13명입니다.” “내가 몇 명이나 잡을 수 있지?” “4명 가능합니다.” “좋아.”
2013년 영화 <아이언맨 3>에서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이 대통령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사람들을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의 조언을 들으면서 구출하는 장면이다. 자비스는 2008년 <아이언맨>부터 등장해 토니 스타크의 안전과 승리를 도왔다.
지구와 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생 치안을 책임지는 일선 경찰관들도 이르면 2025년부터 AI 조언을 토대로 112 신고 접수 등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I 도입으로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는 경찰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경찰청은 4일 AI 기반의 ‘112 긴급출동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112 지원 시스템) 연구·개발사업을 2024년까지 정부출연금 70억여원을 투입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각 시·도 경찰청 종합상황실은 연평균 1900만건의 112 신고를 접수한다. 주요 신고는 각 경찰서에 직접 지령을 내리고 일반 신고는 경찰서로 전달해 해당 경찰서가 소속 부서 및 지구대나 파출소에 사건 내용을 전달한다. 서울경찰청 상황실은 160명을 40명씩 4개조로 운영한다. 경찰청은 112 지원 시스템이 개발되면 AI가 접수한 신고 전화를 법률, 매뉴얼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분석해 최적의 현장 상황 정보를 출동 경찰관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컨대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유사한 여러 신고가 들어온다. 상황실 책임자는 ‘쿵 소리가 났다’ ‘비명 소리가 들렸다’ 등 각기 다른 신고를 취합해 분석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거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사인 간의 다툼 등 경미한 사건 현장에 출동하더라도 경찰관들은 민법, 형법 등 법률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사안이 복잡하고 관련 법률이 생소할 때가 있다. 경찰관에 따라 부실하거나 지나친 대응을 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3분 내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 경찰관들에게 AI를 이용한 분석 내용을 신속·정확하게 전달하고 사건 유형에 맞는 대응지침과 관련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찰은 2015년 경기 화성 엽총 살인사건, 2016년 서울 오패산터널 총격사건, 2018년 경북 영양 주민 난동사건 등처럼 현장 출동 경찰관들이 초동 대처를 하다가 순직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경찰 관계자는 “연구·개발 사업 마지막 해인 2024년 말쯤 현장 실증을 거친 후 2025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3월 초까지 신청을 받아 오는 4월 선정된 사업자와 협약할 예정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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