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떼고 화물 실은 대한항공, 글로벌 대형사 중 유일 흑자

주명호 기자 2021. 2. 5.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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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다. 코로나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다시피 하면서 급감한 여객 수요 급감에 글로벌 항공업계는 모두 수익에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반면 대한항공은 코로나 직격탄에도 지난해 흑자 유지에 성공했다. 분기별로는 2분기부터 줄곧 흑자다. 선제적인 화물운송사업 강화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다. 글로벌 대형항공사(FSC) 중에서도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것은 대한항공이 사실상 유일하다.
코로나 직격에 글로벌 항공사들도 휘청…대한항공, 2분기부터 줄곧 흑자 '순항'
4일 대한항공은 공시를 통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8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도 영업이익인 2864억원 대비로는 17% 줄었지만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면 큰 선방이라는 평가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5687억원에서 2281억원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여전히 영업악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의 경우 지난해부터 수십조원에 이르는 정부지원금을 받았지만 60억달러(약 6조7100억원)에서 120억달러(약 13조 4200억원) 수준에 이르는 적자를 내는 등 실적 회복에 실패했다. 일본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역시 30억달러(약 3조35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다. 대한항공과 판이하게 다른 결과다.


선제적 화물사업 강화가 주효…화물 매출 전년대비 66%↑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은 화물운송사업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7조4050억원으로 전년도 12조2917억원에서 약 40% 줄었지만 이는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해왔던 여객사업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여객사업 매출액은 2조52억원으로 전년대비 74% 급감했다.

대신 화물사업이 전체 매출을 지탱했다. 지난해 화물사업 매출액은 4조2507억원으로 전년대비 66%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유휴 여객기 활용,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 운항 등 지난해초부터 화물운항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유휴 여객기를 통한 운송횟수만도 4500편이 넘는다. 이에 맞춰 코로나 진단키트 및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 일부 해운수송 수요의 항공수송 수요화 등이 화물사업의 호재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한 것도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공급 감소 및 유가 하락에 따라 연료 소모량과 항공유 비용이 낮아졌고 운항 감소에 따른 관련 비용도 줄었다"며 "직원 순환휴업에 따른 인건비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영업비용을 전년대비 40% 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자구노력 지속…백신 수송 활성화 기대
올해 역시 항공업계 경영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불확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여객수요가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의 5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화물수요의 경우 2019년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만큼 올해 역시 자구노력을 토대로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한편 지난해부터 이어진 체질개선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3월 예정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채무 상환 등 유동성 확보에 매진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PMI(합병 후 통합)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에 현장실사를 진행 중이다.

항공화물 사업 전략은 한층 더 강화키로 했다. 특히 올해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만큼, 지난해 신설한 TFT를 중심으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백신수송에 뛰어들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부터 백신수송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백신 원료 운송에 성공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이 활성화되면 여객 수요 역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시장 정상화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백신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올해 하반기까지는 여객 공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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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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