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송년회 못한다고..세금으로 스벅 상품권 파티
서울시 일부 공무원이 지난 연말 “송년회도 못했다”며 회식 등에 쓰지 못한 세금으로 스타벅스 상품권 수백만원어치를 구입해 나눠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 사용하지 않은 세금으로 ‘상품권 파티’를 벌인 것이다. 시민에겐 소상공인을 돕자며 사용처가 제한된 ‘서울사랑상품권’ 이용을 독려하더니, 정작 자신들은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상품권을 구입했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교통운영과는 지난해 12월 17~23일 시청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업무 추진비로 250만원을 결제했다. 다섯 차례에 걸쳐 1장당 5만원을 결제할 수 있는 ‘커피 카드’(상품권)를 산 뒤 직원 50명에게 나눠줬다. 공공개발기획단은 90만원어치, 재정균형발전담당관 부서는 50만원어치, 장애인자립지원과는 46만원어치의 2만원짜리 커피 카드를 구입해 직원들에게 한 장씩 나눠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쓴 업무 추진비는 총 430여만원에 달했다.
각 부서 관계자들은 “코로나 대응에 1년간 직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송년회나 회식을 못해 대신 상품권을 준 것”이라며 “업무 추진비는 직원 격려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정 위반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집합금지 조치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소상공인이 태반인 상황에서, 세금으로 산 상품권을 나눠 가진 행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서울시는 지난 1년 내내 코로나로 피해를 당한 소상공인 매출을 높이자며 시민들에게 ‘서울사랑상품권’ 구매를 요청해 왔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아닌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이다. 하지만 자신들은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상품권을 구입했다. 서울시 다른 부서에서도 연말 코로나로 취소된 ‘체육 문화행사 대체’ ‘직원 격려’ 등을 이유로 문화상품권을 대량으로 구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준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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