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맞선 '제복'의 마지막 길.. 美 여야 따로없이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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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입은 부상으로 숨진 경찰관 추모 행사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의회, 군 지도부가 총출동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미국은 제복을 입고 일하는 사람들(man in uniform)의 공무상 순직에 대한 예우가 남다른 나라이지만 대통령과 의회 양당 지도부 등이 모두 찾아 고인을 추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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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당 합심해 추모식.. 정치지도자外 의사당 행사 이례적
바이든도 하루前 부인과 방문해 "민주주의 요새 지키다 숨진 영웅"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3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턴다홀에서 열린 순직 경관 브라이언 시크닉(43) 추모 행사에 집권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참석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민주당 소속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도 로턴다홀을 찾았다. 시크닉 경관의 유해와 성조기는 2일 오후부터 로턴다홀 중앙에 놓여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2일 밤,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3일 아침 공식 추모 행사가 열리기 전에 따로 들러 고인을 추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해 앞에서 가슴에 잠시 손을 얹은 뒤 성호를 그으며 시크닉 경관을 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고인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요새를 지키다 숨진 영웅이다. 온 나라가 그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글을 남겼다.
미국의 정치 지도자나 군 지휘관이 아닌 사람의 유해가 의사당에 놓인 것은 이례적이다. 미 언론은 시크닉 경관의 유해가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로자 파크스, 복음주의 지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 1998년 의사당 총기 난사 사건 때 사망한 2명의 경찰관에 이어 5번째로 의회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공화 민주 양당은 초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시크닉 경관의 유해를 로턴다홀에 안치하자고 먼저 제안한 쪽은 공화당 의원들이다. 지난주 공화당 팀 스콧(상원), 랠프 노먼(하원) 의원은 유해를 로턴다홀에 안치하자고 했다. 이 제안에 펠로시 하원의장과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의회는 시크닉 경관의 헌신에 대한 감사와 슬픔으로 단합돼 있다”며 화답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4주 전 폭도들의 공격을 받았던 로턴다홀이 영웅의 희생에 대한 경건한 감사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그의 유해는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유족, 동료 경관 등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가족은 “쓰러진 미국의 영웅에게 역사적인 영예를 선사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시크닉 경관은 1978년 뉴욕 인근 뉴저지에서 태어났다. 뉴저지 주방위군, 공군 등에서 복무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파병 경력도 있다. 2008년부터 의회 경찰로 근무해 왔다. 그는 지난달 6일 시위대와 대치 도중 중상을 입었고 다음 날 숨졌다. 6일 가족에게 “시위대의 후추스프레이 공격을 두 번 받았지만 몸 상태는 좋다”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냈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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