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견제하려 쓰는 ‘인도·태평양’ 표현 보도자료에선 빼
백악관은 3일(현지 시각)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인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미 대선 직후인 작년 11월 12일 통화 때 당선인 신분이었던 바이든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의 린치핀”으로 불렀다. 그런데 취임 후 첫 통화에선 ‘인도·태평양의 린치핀’이 아니라 ‘동북아 린치핀’으로 표현을 바꾼 것이다.
지난달 27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이 통화했을 때 미 국무부는 한·미 동맹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세계 전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린치핀”으로 표현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미 측이 판단하는 한·미 동맹의 영역이 ‘인도·태평양과 세계 전역’에서 ‘동북아’로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청와대는 이날 두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넘어 민주주의·인권 및 다자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시하고 있는 미국이 아시아 동맹과의 관계에서 ‘인도·태평양'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호주·일본 정상과의 통화 내용과 비교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통화와 같은 날 이뤄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에서 미국과 호주의 동맹을 “인도·태평양과 세계 안정의 앵커(anchor·닻)”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28일 바이든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통화했을 때도 백악관은 미·일 동맹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의 코너스톤(cornerstone·주춧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이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미 측이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호주·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중국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지만, 한·미 정상 통화 자료엔 ‘중국’이란 단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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