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위구르족의 눈물

김환기 2021. 2. 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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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은 피해자의 인격과 존엄성을 파괴하고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난징대도살기념관에 전시된 성폭행 사진들이 모두 일본군 포로의 소지품에서 나왔다고 하니 그들의 야수성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여성들에게 자행한 미얀마군의 집단 성폭행도 용서하기 어려운 범죄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 수용시설에서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 성폭행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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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은 피해자의 인격과 존엄성을 파괴하고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전쟁이나 민족분쟁에서 성폭행이 일종의 공포전략으로 쓰인 이유다. 가장 비극적인 집단 성폭행이 1945년 5월 이후 독일 베를린 등에서 있었다. 소련군 점령 기간에 피해를 본 여성이 20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피해자들의 자살 상담이 밀려 의사들이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2011년 극단적인 선택을 한 헬무트 콜 총리의 전 부인 하넬로네 콜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12세 때 어머니와 함께 성폭행을 당한 그는 자서전에 “성폭행을 당한 뒤 감자 자루처럼 1층 창문으로 내던져졌다”고 썼다. 트라우마가 왜 없었을까. 그는 평생 남성의 땀과 마늘·알코올 냄새, 러시아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 결코 되풀이되어선 안 되는 인류의 흑역사다.

1937년 중국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의 만행도 그에 못지않다. 처음 4주 동안 2만여 차례의 성폭행을 저질렀다. 난징대도살기념관에 전시된 성폭행 사진들이 모두 일본군 포로의 소지품에서 나왔다고 하니 그들의 야수성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여성들에게 자행한 미얀마군의 집단 성폭행도 용서하기 어려운 범죄다. 프라밀라 패튼 유엔사무총장 성폭력 분쟁 특사는 “로힝야족을 몰살시키고 제거하기 위한, 계산된 테러 도구”라고 비판했다. 이런데도 아웅산 수치는 가짜뉴스라고 호도하며 군부를 비호했으니 노벨평화상 박탈 여론이 들끓은 건 자업자득이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 수용시설에서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 성폭행이 확인됐다.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중국인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나도 세 차례 피해를 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무슬림인 위구르족 1200만여명은 독립 투쟁을 벌이면서 중국 정부의 가혹한 탄압을 받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위구르족 테러가 발생한 2014년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며 100만명 강제수용과 재교육 프로그램 진행을 지시했다. 힘이 강하다고 세계 리더가 되는 건 아니다. 인권 후진국인 중국은 G2(주요 2개국) 자격이 없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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