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홍딱지바수염반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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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경주, 거창을 시작으로 2019년 포항, 영덕, 울진 등 동해안 일대에서 홍딱지바수염반날개의 대발생으로 많은 시민이 피해를 호소한 적이 있다.
갑작스레 나타나 사람들을 물거나 음식물에 들어가는 등의 피해를 주는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홍딱지바수염반날개, 이들은 정말 해충일까.
파리 번데기를 먹어 치우는 홍딱지바수염반날개가 대발생하면 대표적인 생활 해충인 파리 개체군을 조절했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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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목 반날개과에 속하는 홍딱지바수염반날개(Aleochara curtula)는 딱지날개가 검붉은색을 띠고 있어 홍딱지바수염반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1777년 유럽에서 고제(Goeze)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홍딱지바수염반날개는 매우 특이한 생활사를 가진다. 이들이 성충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리류의 번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파리 번데기를 찾아 작은 구멍을 뚫고 들어간다. 파리 번데기의 조직을 먹으며 종령까지 자란 후 파리 번데기 밖으로 나와 땅속에서 번데기 시기를 보내고 성충이 된다. 하나의 파리 번데기 안에 한 마리의 홍딱지바수염반날개 유충이 자리를 잡기 때문에 개체 간의 크기 차이가 2~3배까지 나기도 한다. 이들은 파리에 의존한 생활사로 인해 동물의 배설물, 썩은 유기물, 동물 사체 등 파리가 꼬이는 곳에서 쉽게 발견된다.
홍딱지바수염반날개를 관찰하다 보면 배를 위로 말아 올리는 행동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들의 배마디에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페로몬 분비샘이 있다. 먹을 것이 풍부한 곳에 여러 개체가 모이면 수컷은 암컷이 내뿜는 페로몬에 의해 암컷에게 이끌리고, 수컷들 간에는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져 서로를 잡아먹기도 한다. 이런 공격성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물어 붉게 부어오르는 등의 피해 사례가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어 앞으로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알면 사랑한다’고 했던가. 파리 번데기를 먹어 치우는 홍딱지바수염반날개가 대발생하면 대표적인 생활 해충인 파리 개체군을 조절했다는 의미가 된다. 어찌 보면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 홍딱지바수염반날개, 해충이라는 오명을 벗고 우리의 소중한 생물이라는 인식이 싹트길 기대해 본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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