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또 '휘청'..위원장 여성비하 발언 '돌발악재'

이경아 2021. 2. 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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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최에 대한 회의론이 크게 확산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워진 도쿄올림픽이 또 대형 악재를 만났습니다.

바로 모리 올림픽조직위원장의 '여성 비하' 발언 때문인데요.

사과하겠다고 연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자신이 더 화를 내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문제의 발언은 화상으로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 평의원회의에서 나왔습니다.

여성이 많은 회의는 시간이 걸린다고 밝힌 모리 조직위원장.

여성은 경쟁심이 많아 "한 명이 발언하면 모두 하게 된다"면서

시간을 제한하지 않으면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여성 비하 발언에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일본 국내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평등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 반한다며 이번 발언을 강하게 비판한 겁니다.

다급해진 모리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모리 요시로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발언은 철회하겠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이 됐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에 오히려 화를 내는 등 반성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 : 앞서 '나의 부끄러운 점에 대해 말하겠다'고 하셨는데요.]

[모리 요시로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 그런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기사를) 웃기고 이상하게 쓰려고 그런 걸 묻는 거지?]

80%를 넘는 국민이 올해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가운데 어떻게든 불씨를 살려보려던 일본 정부도 난처해졌습니다.

[가토 가츠노부 / 일본 내각관방장관 : (모리 위원장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삼가겠습니다. 조직위 차원에서 여러 가지로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NS를 중심으로 인터넷에는 모리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개막 6개월을 남겨두고 조직위원장을 바꿀 수도 없고, 거세지는 비판 속에 그냥 둘 수도 없는 상황.

이전에도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던 83살 모리 위원장이 올림픽의 얼굴로 세계에 참가를 설득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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