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화상 통화로 상봉한 미국 입양 여성과 어머니.."꼭 한국 방문할게요" "잃어버린 딸 생전 만나게 돼 기뻐"
경찰, 가족 추정 1396명 대조 찾아
[경향신문]
6세 때 미아가 된 후 미국으로 입양된 4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36년 만에 어머니와 오빠를 다시 만났다.
지난 3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 이모씨(41)와 생모 김모씨(67), 오빠 이모씨(46)가 화상 통화로 상봉했다. 이들은 통역사 도움을 받아 2시간30분간 대화를 나눴다.
가족과 재회한 이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한국을 꼭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딸을 잃어버리고 나서 힘들게 살아왔다”며 “이렇게 살아생전에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어릴 적 경기 성남시에서 가족과 함께 지냈던 이씨는 여섯 살이었던 1985년 친구들과 다른 동네로 놀러 갔다가 길을 잃어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게 됐다.
이씨는 시설에서 임시보호를 받는 동안 가족을 찾지 못했고 결국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으로 간 이씨는 성년이 된 후에도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자 했으나 한국어를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외교부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한인 입양인의 가족 찾기를 도와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난해 10월 미국 LA 총영사관에 도움을 청했다.
총영사관으로부터 이씨의 가족 찾기를 의뢰받은 국내 아동권리보장원은 당시 입양기록 내용 등으로 미뤄볼 때 이씨가 실종 아동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실종 당시 관할서인 성남중원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씨의 입양기록을 분석하고 입양인과 e메일로 수십차례 연락하며 이씨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 1396명을 추려냈고, 이들의 주소지 변동이력 등을 면밀히 살핀 끝에 친모와 오빠들을 찾아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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