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에서 '기생충'의 냄새가 난다

이주 한인 가정 이야기 '호평' 속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경향신문]

3일(현지시간) 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사진·골든글로브 시상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 이민자 가족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미나리>(사진)가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미국 영화협회 등의 각종 시상식에서 총 60관왕을 차지한 영화 <미나리>는 국내에선 다음달 3일 개봉한다.

3일(현지시간) <미나리>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제78회 골든글로브상의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이주 한인 가정의 이야기다.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이나 한국 배우와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주·조연을 맡았다.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등이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오스카)와 함께 미국의 양대 영화상으로 꼽힌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한 달가량 먼저 열리는데, 여기서 상을 받을 경우 아카데미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감독상·각본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지금까지 미국 비평가 시상식 등에서 20관왕을 기록하며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최종 후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미나리>가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된 데도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에서 주로 한국어가 사용돼 외국어 영화로 분류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후보 발표 이후 “<미나리>의 배우 중 누구도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며 “특히 극중 사랑스럽고 괴팍한 할머니 역을 맡아 이미 수십개의 비평가단체 상을 수상한 윤여정의 후보 지명 제외는 골든글로브의 가장 큰 실수”라고 보도했다.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오는 28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된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인데,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온라인으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