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요청했지만 '흉기 난동' 못 막아..청원경찰도 없었다

이유민 2021. 2. 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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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3일) 서울의 한 세무서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직원들을 다치게 한 뒤 자신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중에 한 여성은 이 남성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입구에 일시 폐쇄 안내문이 붙은 세무서.

["일단 나가주세요. 사전에 허락되지 않아서…."]

관리자들이 출입을 통제합니다.

어제 오후 5시쯤,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민원실에서 일하던 30대 여성과 남성 2명 등 직원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가해 남성은 난동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고, 결국 숨졌습니다.

사건 당시 세무서 민원실엔 경찰은 물론 청원 경찰이나 경비원조차 없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각 세무서마다 방호 인력이 최소 1명은 있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정작 다수 시민을 상대해야 하는 민원실 직원들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잠실세무서 직원(음성변조) : "(청원경찰이) 원래는 안 계시다가 오늘 처음 왔어요. 은행이나 이런 곳은 계신데 세무서는 원래 안 계셔가지고…."]

경찰 조사 결과, 가해 남성은 현직 세무공무원으로 피해 여성의 예전 상사였습니다.

피해 여성은 가해 남성을 두 차례 고소 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가해 남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달라며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변보호까지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가해 남성에게 두 차례 경고 조치했지만, 흉기 난동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지금의 신변보호 제도에선 가해자를 감시하고, 접근을 막을 권한이 경찰에겐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본적으로 경찰은 법률에 근거해서 (신변보호를) 하도록 돼있고. 가해자를 상대로 접근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가 보완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찰은 또 피해 여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스마트 시계'를 지급했지만, 사건 당일에는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 : 조창훈/영상편집 : 신선미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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