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없는 산재 사망 사고..1년째 우는 유족

곽선정 2021. 2. 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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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산재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1년 가까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망 사고가 났는데 정작 책임자는 재판도 받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겁니다.

곽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2월 광양항에 정박한 선박 화물칸에서 노동자 1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52살 서모 씨는 화물선에 화물을 싣기 위해 지지대 설치 작업을 하던 중이었는데, 인근에 있던 지게차가 철제빔 구조물과 부딪히면서 구조물이 넘어지는 바람에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조사결과 지게차 운전자인 하모 씨는 무면허로 확인됐습니다.

지게차 운전을 요청받은 하 씨의 아버지가 일이 생겨 현장에 못가게 되자 면허도 없는 아들에게 지게차를 조종하도록 한 겁니다.

어이없는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사고 책임을 밝히기 위해 긴 투쟁에 나섰습니다.

[서용원/산재 사망자 동생 : "그날 현장을 봤을때 처참한 광경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고 당시 작업은 선주인 원청업체가 발주했는데, 숨진 노동자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구조물 설치 담당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원청 업체의 선박안전관리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게차 운전자와 운전자의 아버지 하청업체 대표만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원청 업체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결국 재판을 앞두고 유족들은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서용원/산재 사망자 동생 :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다해서 이후에는 우리 형님같은 분이 생기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올바른 법이 제정되어서 억울한 사고로 다치고 돌아가시는 노동자들의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자는 일하다 숨졌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이 가장을 잃은 유족들은 충격을 안고 거리로 나서야 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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