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후보자, 박사 논문 제목 오타에 표절 의혹까지
[앵커]
황희 문체부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에 쓴 박사학위 논문에 문제가 있는 걸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표절로 의심되는 내용과 잘못된 분석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황 후보자와 지도교수는 일부 오류나 실수는 있지만 학위 취득에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0대 의원 시절인 2018년 2월, 연세대 도시공학과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학위를 받았습니다.
[황희/연합뉴스TV 인터뷰/2020년 4월 : "저는 도시공학박사 전문성을 갖고 있고, 아무래도 집권당 후보다보니…."]
황 후보자의 박사 학위 논문입니다.
'스마트 시티' 정책을 주제로 선진국과 한국의 기술 격차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뒤 '아노바'라는 통계기법 등을 이용해 분석했습니다.
내용을 검토해보니, 기존 우리말 연구 보고서 내용을 사실상 영어로 번역만 한 대목이 곳곳에 나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최소 7군데. 출처를 아예 표시하지 않거나 엉터리로 표시했습니다.
[이인재/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대학연구윤리협의회 사무총장 : "다른 사람의 것을 내 것인 것처럼 (인식)하게끔 오해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표절에 대한 의혹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논문 제목도 틀렸습니다.
논문 핵심 내용을 도출하는 통계 분석 기법을 적었는데 오타가 있습니다.
[해당 분야 교수 : "전세계 어느 나라든 논문 제목에 대한 오탈자가 나오거나 그런 부분은 거의 없다고 보여지고요. 심사에서 걸러지게 되는게 일반적이라고 보입니다."]
실제 분석 과정에서도 통계로서 의미가 없는 결과 값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 해석하는 등 초보적인 실수가 발견됩니다.
KBS가 연구윤리와 도시공학, 통계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한 결과 7명 가운데 6명은 "통계분석의 타당성이 떨어진다", "연구 적절성과 유효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는 등의 의견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의 지도교수는 번역에 오류가 있었거나 정부 발표 자료 등을 참고하는 과정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표절로 지적된 부분은 일반적 내용이어서 작은 실수로 판단된다고 해명했습니다.
황 후보자 측은 의정 활동 등에 보탬이 되기 위한 목적으로 학위를 취득한 것이라면서 취득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논문 지도교수는 2017년 말부터 대통령 직속 스마트시티특위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황 후보자는 2018년 초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직후 같은 위원회 위원에 위촉됐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촬영기자:조영천/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혜
최형원 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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