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규제입법 서두르는 민주당..'표현의 자유' 논란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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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악의적 보도와 가짜뉴스는 사회의 혼란과 불신을 확산시키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강조하며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를 다짐했다.
'언론개혁' 이슈를 꺼낼 때마다 번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던 민주당은 가짜뉴스 피해자 구제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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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악의적 가짜뉴스 쉽잖이
개인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 추진도
'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 넘기 힘들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악의적 보도와 가짜뉴스는 사회의 혼란과 불신을 확산시키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강조하며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를 다짐했다. ‘언론개혁’ 이슈를 꺼낼 때마다 번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던 민주당은 가짜뉴스 피해자 구제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민주당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민주당은 2018년 이해찬 대표 시절부터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박광온 위원장)를 구성해 각종 법안을 준비했고, 당내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어 운영했다. 하지만 ‘가짜뉴스’를 규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표현의 자유 논란에 막혀, 별다른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별다른 의도가 없는 ‘오보’와 악의를 가진 ‘가짜뉴스’를 구분할 방도가 마땅치 않은 탓이다.
이에 이낙연 대표 체제의 민주당 미디어티에프(TF)는 “실질적 피해 구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디어티에프 단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가짜뉴스를 잡는 법안은 가짜뉴스의 정의부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간이 더 걸린다”며 “2월 임시국회는 선거국면 전에 마지막 입법 기회인 만큼 일반 시민의 피해 구제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언론사가 정정보도를 할 경우에 최초 보도와 같은 시간·분량·크기로 하도록 강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김영호 의원 발의)과 포털 댓글로 인해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받은 경우 피해자가 해당 게시판의 운영 중단을 요청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의원 발의) 등이 주요 법안이다. 파급력이 센 온라인 기사의 경우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단계에서 피해자에게 ‘열람차단청구권’을 부여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의원 발의)도 있다. 기존에 운영돼온 피해 구제 방법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특히 거대 언론이 아닌 유튜브 이용자나 온라인 게시글 작성자를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 발의)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는 인터넷 이용자가 고의로 거짓·불법 정보를 생산·유통해 다른 이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내용이 골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도 지난해 9월 이에 대해 우려 섞인 검토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민법상 손해배상 제도나 형법상 형사처벌 제도와 중첩되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이미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형법에 비해 가중처벌하고 있고, 특히 거짓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다른 위반 행위와 견주어도 더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현행법으로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처벌 수위만 높이는 입법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한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는 “보통 징벌적 손해배상은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나 단체 등에 조직적인 책임을 물을 때 쓰여온 제도다. 개인에게 부과하기 적당한 가중처벌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현 제도로 통제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무엇을 막기 위한 것인지 등 논의가 성숙하지 않은 채 법을 만들다 보면 실효성 없이 법이 관할하는 영역만 늘어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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