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법재판소 "美-이란 제재 분쟁에 재판권 있다" 결정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018년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ICJ에 재판권이 있다고 결정했다.

3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압둘카위 아흐메드 유수프 ICJ 판사는 "이란이 제출한 신청서에 대해 ICJ에 재판권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앞서 지난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한 이후 "일방적으로 불법적인 제재를 재도입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책임을 물어줄 것을 ICJ에 요청했다.

당시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 복원이 지난 1955년 당시 이란의 친미 왕정이 미국과 맺은 '우호·경제협력 조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재판부에 전달했었다. 1955년은 미국과 영국 정부가 민족주의 공화정을 전복하는 쿠데타를 지원하고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정을 복원한 때였다. 미국과 이란은 1980년 단교했다.

미국은 소송을 제기했던 과거에는 당시 대이란 제재 복원이 ICJ의 사법 관할권에 속하지 않고, 당시 조약과도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ICJ 결정에 대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법정에서 거둔 여러 승리"라고 했다.

AFP통신은 다만 이란-미국의 제재 관련 분쟁에 대한 ICJ의 최종 판결이 실제 나오기까지 수개월, 길게는 수년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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