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대법원장..'거짓 해명' 사과

임성근과 사표 관련 대화 놓고 "불분명한 기억 의존해 답변한 것 송구"

[경향신문]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며 국회의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의결과 임 판사의 면담 녹취록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와의 면담에서 한 발언에 대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했다”며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4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언론에 공개된 녹음자료를 토대로 기억을 되짚어 보니 지난해 5월경에 있었던 임성근 부장판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녹음자료에서와 같은 내용을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법원장은 “약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기존 답변에서 이와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하여 송구하다”고 말했다.

전날 김 대법원장은 임 판사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사표를 내자 ‘그러면 국회에서 탄핵 논의를 할 수 없다’며 사표 수리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김 대법원장은 임 판사와 면담한 것은 맞지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임 판사가 김 대법원장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면담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음성파일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이 녹취록에는 김 대법원장이 “이제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