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도쿄 올림픽, 이번엔..모리 조직위원장 '성차별 발언'

조홍민 선임기자 2021. 2. 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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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이사 많으면 회의 길어져"
각계서 "올림픽정신 부끄럽다"

[경향신문]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사진)이 여성이 많으면 회의가 길어진다는 내용의 ‘성차별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4일 모리 위원장이 전날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평의회에서 JOC의 여성 이사 확대 방침에 대해 “여성이 많으면 이사회를 진행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모리 위원장은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손을 들면 자신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 이사를 늘릴 경우엔 발언 시간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모리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조직위 안팎에서는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여성과 결부시키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을뿐더러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렌호 입헌민주당 대표대행은 트위터를 통해 “어떠한 차별도 수반하지 않고 우정과 연대,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고 상호 이해하는 올림픽 정신 앞에 부끄럽다”며 “맞서겠다. 이런 가치관을 바꿔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모리 위원장이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닛칸스포츠는 이에 대해 “‘다양성과 조화’를 콘셉트로 하는 조직위원회의 수장으로서 문제시되는 발언”이라며 “스포츠계의 흐름을 역행하는 발언으로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4년 승인한 중장기 개혁지침 ‘올림픽 어젠다 2020’을 통해 올림픽 참가자의 남녀 비율을 동등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일본 스포츠계는 여성의 진출이 느린 편이어서 정부가 각 경기단체에 여성 임원을 늘리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해 JOC는 전체 이사 중 여성의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현재 전체 25명의 이사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하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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