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해명 논란 휩싸인 대법원장

2021. 2. 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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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어제 오늘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부 민지숙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한 법조계 인사는 대법원장의 녹취 파일까지 공개된 상황을 두고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고까지 얘기를 하던데요.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건가요?

【 기자 】 앞서 전해드린대로 어제 하루종일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부장판사 간에 진실 공방이 있었죠.

마침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상황이었는데요.

임 판사 입장에선 지금까지 사표를 반려해온 대법원장도 이 사태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어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 판사 측은 "사법부의 미래 등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녹취록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2 】 그런데 판사가 대법원장과 면담을 하면서 녹취를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일 거 같은데요. 임 부장 판사는 당시 상황을 왜 녹음했을까요?

【 기자 】 일단 임 판사 측은 대법원장의 발언 취지를 좀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녹음을 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동료 판사 역시 왜 녹음을 했는지 이해가 가는부분이 있다고 했는데요.

당시 임 판사는 촉망받는 엘리트 판사에서 사법농단에 연루돼 수사도 당하고 재판까지 받았는데요.

여기에 수술을 받을 정도로 건강도 악화된 상태에서 수 차례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었거든요.

일종의 '코너'에 몰린 상태에서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밝히는 과정였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녹취를 한 게 아닌가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 질문3 】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를 면담하기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고요? 녹취 내용 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는 내용이 있던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기자 】 공교롭게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22일, 문제의 면담이 있기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당시 청와대에선 중앙선관위원 임명 수여식과 더불어 퇴임 대법관 훈장 수여식이 열렸고 김 대법원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김 대법원장이 이 자리에 참석한 후 2시간 만에 임 판사를 만난 만큼, 청와대를 염두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법원 내부에서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어떤 반응인가요?

【 기자 】 너무 참담하고, 염려스럽다.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을 두고 분개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사표를 반려한 것이 직권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법원 내규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이 임 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려면, 징계위원회에 징계가 청구된 상태이거나 수사 중인 상태여야 하는데요.

임 판사는 이미 견책 징계를 받았고, 1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은 상태라 의원면직, 다시말해 스스로 직에서 물러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법관들의 집단행동이나 의견표명이 이뤄지는 분위기는 아닌데요.

진실여부를 떠나 녹취록 공개가 야기한 논란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질문5 】 그런데 정작 임성근 부장판사가 받는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선 법원에서 줄줄이 무죄 판결이 나고 있다고요? 마침 오늘 선고도 하나 있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오늘 오후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는데요.

앞서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수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 3명도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임 판사의 탄핵소추 이유가 사법농단인 만큼 재판부의 잇따른 무죄 판결이 헌재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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