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틀을 깨는 판소리.."이제는 판소리 시대"

이화연 2021. 2. 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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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전북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듣는 〈문화 K〉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중과 소통하며 판소리의 명맥을 잇고 있는 소리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젊고 새로워진 판소리.

이 국악 밴드의 영상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자 전통 판소리 버전도 듣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유튜브 조회 수만 26만.

우리 전통음악의 뿌리가 무엇인지 보여준 이 영상의 주인공은 방수미 명창입니다.

[안이호/'이날치' 보컬 : "저희가 하고 있는 작업들의 원래 버전이 어떠한지 보여주셔서 저희가 하는 작업에도 힘을 실어주신 그 지점도 감사하고. 전통이 현재에 어떤 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근거로써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4살 때부터 국악 신동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은 방수미 명창.

[방수미/판소리 명창 : "1984년 국립창극단의 아역 심청이로 데뷔를 했었어요. 안숙선 선생님 아역으로 데뷔를 하게 돼서 중학교까지 국립창극단 아역을 계속 했었죠."]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일찍 찾아온 슬럼프.

[방수미/판소리 명창 : "저를 점점 잊어버리시는 거예요. 대중들이. 대중들 앞에 나서기가 너무 무서워서 거의 10년 이상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숨어 지냈습니다."]

결국 판소리의 뿌리를 찾아 정착한 전북에서 힘든 시기를 극복했습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지역에 오니까 잘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리고 무용이며 악기는 기본으로 다 하시면서 판소리를 잘 하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야 되겠구나."]

소리만 잘하면 밥도 있고, 술도 있다는 스승의 가르침.

하지만, 입지가 좁아지는 국악판에서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회의도 들었습니다.

우리 소리의 가능성을 발견한 건 세계 무대에서였습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저의 말은 못 알아들으셔도 저의 음색이나 발림, 얼굴 표정으로 같이 공감하시는 모습을 보고 아 이렇게 생면 부지의 서로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공연을 했을 때도 통하는 음악인데 그때부터 확신이 됐습니다."]

1인 창극부터 성악가들과 함께 한 창작 오페라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며 판소리를 알리는 데 힘썼습니다.

[왕기석/국립민속국악원 원장 : "소리꾼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잘 갖추고 있는 명창이죠. 소리면 소리, 연기면 연기, 모든 것을 잘 갖춘 명창이다."]

판소리의 틀을 깨는 시도는 더 과감해지고 새로워졌습니다.

[김송/국악 전공 대학생 :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게 뭐지 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멋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알게되고 알아준다면 정말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방수미 명창 역시 대중가수와 함께 판소리와 춤을 접목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어떤 모양으로 대중들에게 가까이 갈까라는 엄청 많은 노력을 했었거든요. 그런 노력들이 그동안에는 외면받았었는데 비로소 이제 각광을 받는 것 같아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무대에서 얼굴을 알리는 젊은 소리꾼들.

[강혜민/방수미 명창 제자/트로트 경연 참가 : "전통적인 판소리도 좋지만 그렇게 틀을 깨고 해나가는 것도 되게 새로운 느낌이라서 좋게 보고 있기는 해요."]

국악을 알리는 또 하나의 기회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왕기석/국립민속국악원 원장 : "요즘에 다양한 전통 국악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로 인해서 오히려 국악이 더 저변 확대, 외연을 확장하는 데 굉장히 기여를 하고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렇다고 걱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균형을 잘 맞춰야되지 않을까. 저도 합동 공연을 많이 하지만 합동 공연하고 대중음악도 함께하는 친구들이 전통 소리를 정말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해서 비로소 판소리로 다시 오게끔 만드는 일을 해야되지 않을까."]

코로나19라는 시련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입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코로나19로 인해서 소수의 잘하는 사람들만 조명되는 건 아닐까.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 친구(후배 소리꾼)들과 어떻게 같이 가야될까 이런 생각에. 공연을 좀 만들어서. 비록 관객을 모시지는 못하지만 함께 하는 공연을 좀 해야겠다."]

국악계 스스로 담금질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무조건 지원만 받으면 안 되겠죠. 저희도 자체 내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해서 좀 질이 높은 공연을 드리는 게 저희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 사랑, 내사랑이야~"]

전통을 올곧게 지키다는 건.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겁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꽃이 피기도 전에 진 꽃들도 많이 봤고 늦게 핀 꽃도 많이 봤고, 무대가 없어서 너무 잘하는 친구인데 그만두는 친구들도 봤거든요. 조금 힘들겠지만 그래도 전통을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국악을 일상에 녹아들게 하고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

"이제는 판소리 시대"라는 명창의 자신감에 믿음이 가는 이유입니다.

[방수미/판소리 명창 : "저희도 쉽게 다가가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는 판소리 시대가 온 것 같거든요.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

이화연 기자 ( y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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