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바이든, 첫 정상 통화 "북핵 문제 긴밀히 협력"

윤샘이나 기자 2021. 2. 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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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오늘(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첫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취임 14일 만에 이뤄진 통화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는데요. 청와대는 "양 정상이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윤샘이나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늦어도 이번주 초엔 이뤄질 거라고 했던 한미 정상 간의 전화통화, 월요일이 지나고 화요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습니다. 일주일 전 새벽 1시, 야심한 시각 이뤄진 스가 일본 총리와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전화 이후 우리 순서 언제 돌아오는 거냐, 말들이 나올 때마다 청와대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시기보다 중요한 건 통화의 밀도"라고 했었죠. BGM 끝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오늘 아침 이뤄졌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 후 14일 만입니다.

[강민석/청와대 대변인 :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오늘 오전 8시 25분부터 57분까지 취임 후 첫 한·미 정상 통화를 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캐나다, 영국, 러시아, 일본을 비롯해 7개 국가 정상들과 통화를 했는데요. 신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통화 순서, 그리고 시기에 이렇게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국 정책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합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에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했고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가장 빠른 취임 4일 뒤 전화를 했습니다. 가장 오래 걸렸던 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13일 기록인데 이보다 하루 늦은 겁니다.

사실 통화가 좀 늦어진 덴 미국의 국내 사정이 좀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코로나19 관련 2100조 원 규모의 슈퍼 경기 부양책을 처리하느라 야당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고, 미 동부에 내린 폭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곳곳에서 중단되는 등 나라 안에 신경 쓸 일이 많았다는 거죠. 거기에 미얀마 쿠데타 등 신경 써야 할 다른 외부 상황도 많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역시 시점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대화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나누었냐겠죠. 청와대는 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강민석/청와대 대변인 : 문 대통령은 한·미가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 측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국과의 같은 입장이 중요하며 한국과 공통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통화를 마치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와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 '미국의 귀환'을 환영했다고 글을 올렸는데요. 한미 동맹의 상징적인 문구처럼 돼 버렸죠. "같이 갑시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백악관도 보도자료를 내고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약속을 강조헀다"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현재 전시작전권 전환의 조건을 평가하는 한미연합훈련을 한 달 앞에 두고 있고, 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은 상태인데요. 과도한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에선 말이 통하는 협상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죠. 역시 동맹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온 이번 정상간 첫 통화를 계기로 양국의 숙제가 순조롭게 풀릴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정회 틀어놓고 윤 반장 발제 보면서 저녁식사 하시는 분들 거기 계시죠? 저희 반장들도 열심히 회의 준비 하느라 아직 저녁을 못 먹었는데,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오늘 저는 퇴근하고 싱싱한 미나리 잔뜩 얹은 '복국' 갑자기 땡기는데요. 웬 먹는 얘기냐고요? 그게 아닙니다. 제가 소개하는 미나리. 그 미나리 아니고요.

영화 '미나리' 얘깁니다. 1980년대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가 제 78회 미국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타라지 P. 헨슨/미국 배우 (현지시간 지난 3일) :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입니다. 미국에서 출품한 미나리!]

덴마크, 과테말라 등에서 제작된 4개의 작품과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트로피를 놓고 다투게 됐는데요. 작품상과 여우조연상 등 후보 지명이 기대됐던 다른 부문에서는 아쉽게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요. 오는 28일 있을 시상식에서 미나리가 이 상을 받게 되면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한국계 영화'가 이 상을 받는 계보를 잇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방금 '한국계 영화'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한국 영화라고 하지 않은 이유 있습니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 배우들이 나오고 대사의 70% 이상이 한국어이긴 하지만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리 아이작 정이 연출하고, 다수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제작한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을 맡은 엄연한 '미국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런 미국 영화를,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분류한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선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다…이런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사의 반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 영화'라는 규정 때문이라는데. "미국인은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구시대적이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길리안 텔링/피플지 시니어 에디터 (현지시간 지난해 12월 27일) : 영화 < 미나리 > 는 미국인이 썼고, 미국 영화배우가 연기한 미국 영화이기 때문에 미국 영화로 보는 게 전적으로 공평합니다. 이건 외국어 영화가 아니죠.]

미국 내 권위 있는 언론들도 일제히 골든글로브상의 보수적인 후보 선정 기준과 폐쇄성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때쯤 생각나는 명 수상소감이 있죠.

[봉준호/영화감독 (현지시간 지난해 1월 5일) : 자막, '서브타이틀'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한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배우들이 어느 나라 말로 이야기하느냐 보다 그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 일텐데요. 다음 달 국내에서도 개봉하는 영화 '미나리' 이야기 들어가서 좀 더 해보도록 하고요.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문재인-바이든, 첫 통화 "북핵 문제 긴밀히 협력"…영화 '미나리'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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