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신축년 흰 소의 해..예술 속 '소'의 재해석

지종익 2021. 2. 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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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느릿한 걸음과 몸짓, 힘든 일도 묵묵히 해내는 소는 우리 민족과 참 닮은 동물이라고도 이야기하죠.

그만큼 소는 한국의 예술 작품에도 많이 등장해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흰 소를 상징하는 신축년인데요.

소가 갖는 특별한 의미와 모습을 꾸준히 재해석하며 표현해 온 지역의 예술가들을 지종익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화가의 손끝에서 그려지는 커다란 눈망울들이 캔버스를 가득 채웁니다.

어딘가를 응시하는 검은 눈동자는 마치 말을 건네는 듯합니다.

단순화한 선과 면들 속에서도 우직한 소의 성품이 드러납니다.

[황영성/작가 : "꿈뻑꿈뻑하고 있는 걸 보면 꼭 우리 마음 표현하는 것 같아요. 소의 눈망울로 다 말을 하는 것 같더라고.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어. 가운데를 딱 이렇게 정시하는 게 아니고 뭔가 한 쪽을 응시하는 그런 것. 응시한다는 건 벌써 마음이 있다는 거 아니야."]

논밭이 있는 마을 어귀, 초가 돌담 앞에도, 소는 가족의 곁을 지키는 친근한 동물로 그려졌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구성은 간결해지며 표현방식도 달라졌지만 소와 가족이라는 주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황영성/작가 : "우리 민족의 역사, 아픔 또 가족사로 보면 소가 큰 재산이고 사회에 진출하는 우리 자녀들을 장가 보낸다든지 대학 보낸다든지 할 때 소를 팔아서 하는 것에서 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요즘에는 달라져가고 있지만... 한국적인 소재, 한국적인 정신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내 작업의 기본이라고 봐야죠."]

휘영청 떠오른 달빛 아래 한무리의 소떼가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새해를 맞아 주민센터에 설치된 소를 표현한 공공미술 작품입니다.

작가는 소의 형상과 의미에 상상을 더해 기능을 부여했습니다.

말의 다리와 날개를 달아 신화에 등장할 법한 한 무리의 황소떼가 힘차게 전진합니다.

현대사회의 얽히고 설킨 문제들의 해결과 자유에의 갈망을 담았습니다.

[김상연/작가 : "소라는 게 인간한테 굉장히 도움을 많이 줬잖아요. 죽어서까지도 도움을 더 주고.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평화의 제스쳐로서 (북한에) 황소를 가지고 갔잖아요. 그게 우리 민족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거든요.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단초로서의 역할을 하셨는데 그런 의미를 전달하면 좋겠다해서."]

오랜 세월 우리 민족 곁에서 우직함과 헌신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소.

신축년을 맞아 미술관과 갤러리에는 다양한 소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내걸리며 힘찬 한해를 기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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