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변칙영업에 방역 구멍.. "4차 대유행 올 수도"

이진경 2021. 2. 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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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국자 자택격리 허점 확인
건대 포차 관련 누적 확진자 51명
서울시 "시내 헌팅포차 전수조사"
당국 "거리두기 약화·백신 기대감
유행 다시 올 가능성 배제 못해"
상반기 백신 271만회분 추가 도입
대학가 입학 시즌을 앞둔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 음식점 골목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감소하지 않고 정체된 가운데 곳곳에 ‘방역 허점’이 노출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부실로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했고, 음식점의 변칙 영업으로 대학가에 코로나19가 번질 조짐이다. 방역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가격리자 집에 친척 방문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가장 우려되는 확산 위험 요소는 변이 바이러스다. 하지만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중 구멍이 발생해 지역사회로 번졌다.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경남·전남에서 발생한 외국인 친척 집단감염 관련자 4명에게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입국한 시리아인 A씨가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던 중 전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택 2층에서 A씨가 격리 중이었고, 1층에선 가족 6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 가족은 접촉이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전파됐다. 그러던 중 친척 1명이 집을 방문해 1층 가족을 만났다. 자가격리 수칙 위반이다. 이 친척을 통해 다른 친척과 지인 등으로 번졌다.
해외 입국자의 자택 자가격리 문제는 이미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동거가족으로 전파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동거가족의 경우 입국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외출 등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아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지침을 보완하고, 관리·감독 강화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변이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찾기 위해 전장유전체 검사 확대도 추진한다. 현재 5개 나라 1개 대륙 입국자는 전수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난 3일 서울 광진구 '포차끝판왕 건대점'과 '1943 건대점'. 뉴스1
◆변칙영업 포차 집단감염 50명 넘어

변칙영업을 통한 집단감염 파장도 커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포차끝판왕 건대점’ 관련 누적 확진자는 51명이다. 전날보다 방문자 5명, 방문자의 가족 3명 총 8명이 늘어났다.

확진자 동선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다수의 주점 방문이 확인돼 확산 가능성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광진구는 지난 1월 22∼30일 포차끝판왕 건대점, 1월27일∼2월1일 오늘술집주다방·1943건대점·바라바라밤X쏠로포차 이용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포차끝판왕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는 클럽 형태로 운영하다 구청 단속반에 적발됐다. 구청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지도·점검을 나갔으나 해당 업소들이 일반 주점과 헌팅포차를 오가며 영업형태를 빠르게 바꿔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4일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는 민생사법경찰단을 투입해 시내 헌팅포차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3∼4월 ‘4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를 재차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거리두기 실천 약화, 백신 접종 이후 긴장도 완화 등을 이유로 들며 “3, 4월에 유행이 다시 한 번 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일반 국민과 입영 장정, 대구·경산지역 의료진 등 총 1만78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가 조사를 한 결과 55명(0.31%)에게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21명은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항체가 확인됐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지역사회 내 무증상 감염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단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5284명 중 항체 양성자는 5명(0.09%)이었다. 2명은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다.

이날 방역당국은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백신 총 271만3800만회분을 상반기에 추가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3일 코백스로부터 공급 물량에 대해 통보를 받았다”며 “(공급 규모는)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59만6800도즈”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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