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택안정화 자신" vs 野 "시기 놓친 대책"
민주 "기대이상의 대규모 공급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꿈 실현"
국힘 "5년 상당의 시간 필요
1년 남은 정권, 시장은 회의적"
문재인 정부가 25번째로 내놓은 부동산 대책인 주택 83만호 공급과 관련해 여야가 온도가 다른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대 이상의 대규모 공급'이라면서 부동산 조기 안정화에 자신했으나 국민의힘은 '타이밍을 놓친 대책'이라고 박하게 평가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에 가진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당정협의회에서 "서울·수도권에 기대 이상의 대규모 주택공급 방안을 준비했다"며 "이번 공급대책은 시장의 수급 불안 심리를 해소해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꿈을 실현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정부의 주택공급 방안이 지역별, 시기별로 다양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김 원내대표는 "낙후된 원도심은 도시재생을 연계한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을 추진하고 역세권 준공업지대는 규제를 완화해 주거 밀도를 늘리는 등 입지·유형별 공급전략을 세웠다. 시기별로는 올해, 내년 등 단기간 내 빠르게 공급할 물량, 중장기 공급 물량을 모두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신규주택공급 부지에서 부동산 가격상승 등 부작용을 경계했다. 그는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이익이 사업자와 토지주, 지역공동체, 세입자에 적정히 배분되게 하고 신규부지에선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안 나오게 방안을 마련하겠다. 투기는 철저히 차단하고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을 충분히 지원하겠다"며 "투기수요와 이익은 원천차단해 부동산 안정과 공평과세 정책을 흔들리 없이 추진하고, 인구와 가구변화를 반영한 중장기적 주택공급 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공공이 주도하는 신도시 건설이나 민간주도의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방식 이외에 공공주도로 획기적 물량의 고품질 주택 공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도시기능에 맞게 주택만이 아니라 다양한 시설을 복합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호평했다. 홍 정책위의장은 "이번 도심·수도권 지역 공급 대책의 성패는 속도와 물량에 달려 있다"면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품질 좋은 주택이 신속히 공급되게 정부와 서울시 등 자치단체도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정은 주택관련 법률을 신속히 개정할 수 있도록 야당과 곧바로 협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공급대책의 방향에는 공감을 표했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요구해온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및 도심 고밀도 개발 등이 포함된 대책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번 주택공급 대책이 시장 안정화에 작용하려면 5년 상당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한 것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바이지만 너무 뒤늦은, 실기한 정책으로 보고 있다"면서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정권 1년을 남겨놓고 내놓은 공급대책이 얼마나 쓸모 있을지 시장은 회의적"이라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대번에 낮추려는 순박한 의도는 설마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시행했어야 할 대책을 임기 말에 내놓았다는 뜻이다.
배 대변인은 "오늘 대책을 보니, 법을 만들고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최소 4년 이상은 부동산 공급절벽이 계속된다. 재정준칙도 2025년으로 실시 시기를 미루더니, 주택 공급도 사실상 2025년 너머로 넘겼다"면서 "5년 뒤 대책 말고 지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간부문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와 함께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거래세 완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발표한 국민의힘 부동산 대책 역시 공급확대와 함께 부동산 관련 세제 완화가 중심이다. 배 대변인은 "정부는 당장 시급한 공급문제 해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민간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양도소득세 완화 등 세제 대책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협의할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협조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과도한 공급대책이 도리어 투기를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시의적절한 주택 공급은 필요하나 잘못된 주택 공급 정책은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되고, 결국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면서 "더군다나 압도적 물량 공급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겠다는 점은 누가 봐도 투기·토건 세력이 환영할 조치"라고 걱정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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