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전세버스 지원금, 광주 살면 못 준다?
[KBS 광주]
[앵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전세버스 운전사들에게 전라남도를 비롯해 여러 자치단체가 지원금을 주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전남 업체 소속이더라도 광주 등 다른 지역에 주소지를 둔 운전사는 지원금을 한 푼도 못 받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영문인지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에 살며 전남의 한 전세버스 회사에 소속돼 통학 차량 운전사로 일해 온 양중진 씨.
최근 전라남도가 전세버스 운전사에게 50만 원씩 지원금을 준다는 말을 듣고 자세히 알아보다 황당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거주지가 전남이 아니라서 지원금을 못 받는다는 겁니다.
[양중진/전세버스 기사 :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준다. 말이 안되는 소리지 않습니까 지금. 줄라면 다같이 주고 안주려면 다같이 안주는 입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시책이."]
곡성 버스업체 소속이지만 광주에 사는 정인명 씨도 역시 지원금을 못 받습니다.
[정인명/전세버스 기사 : "차는 전남 차고, 집은 광주에서나 타 시도에 살면 해당사항이 안된다. 거기서 황당해가지고 '야 이거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이는 전라남도가 지난 2일 긴급지원금 지급 방안을 발표하며 거주지가 전남이어야만 지원금을 준다고 못박았기 때문입니다.
전라남도는 도민 세금으로 주는 지원금인데 다른 지역 주민들에겐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병권/전라남도 교통기획팀장 : "전남도민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민생 지원금이니 전남도민에게만 지급하는 것입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운수종사자에게는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여 지급하는 것이."]
하지만 광주시와 부산시 등은 운전사 주소지와 관계 없이 지역 회사에 소속된 운전사들에게 모두 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손두영/광주시 대중교통과장 : "정부 지원방향이나 타 지자체 방식을 참고하여 광주의 등록된 업체를 기준으로 지원대상을 결정하였기 때문에."]
전남 전세버스 종사자 2천3백여 명 중 전남에 거주하지 않아 지원금을 못 받는 이들은 최소 수백 명.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겠다며 자치단체가 내놓은 '민생 안정책'이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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