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발묶인 이들의 공허함 채워주려 여행기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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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인류를 보이지 않는 밧줄로 꽁꽁 묶어버렸어요. 여행의 역동성과 설렘을 송두리째 빼앗았죠. 어디든 떠나고자 마음먹으면 쉽게 떠날 수 있던 시기가 그리워요. '사람들에게 여행의 공허를 채워줄 방법은 없을까?' 고심하다 이 책을 썼죠."
"커피를 생각 없이 후루룩 뚝딱 마셔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커피는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니라, 커피콩 하나하나에는 가난한 원주민들의 삶과 고뇌, 전통과 문화가 눈물처럼 배어 있어요. 배에 실려 전 세계를 여행하는 커피콩의 긴 여정도 우리네 삶과 비슷하죠. '커피 한잔에도 소중한 가치가 담겨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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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내
“코로나19는 인류를 보이지 않는 밧줄로 꽁꽁 묶어버렸어요. 여행의 역동성과 설렘을 송두리째 빼앗았죠. 어디든 떠나고자 마음먹으면 쉽게 떠날 수 있던 시기가 그리워요. ‘사람들에게 여행의 공허를 채워줄 방법은 없을까?’ 고심하다 이 책을 썼죠.”
홍보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 장상인(71·JSI파트너스 대표)씨가 최근 <커피 한 잔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른아침)을 낸 이유다. 커피의 역사와 정보를 버무린 ‘팩션 소설’ <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티핑포인트)을 낸 지 5년 만의 두번째 커피 이야기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세상을 배운다’는 부제처럼, 책은 2011년 원두 수입업체 홍보를 맡으면서 시작된 저자의 커피 탐구 여행기이다. 맨처음 탐방한 파푸아뉴기니의 커피농장에서 원두 한 알의 가치를 깨우친 체험기를 1편에 담았다.
“커피를 생각 없이 후루룩 뚝딱 마셔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커피는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니라, 커피콩 하나하나에는 가난한 원주민들의 삶과 고뇌, 전통과 문화가 눈물처럼 배어 있어요. 배에 실려 전 세계를 여행하는 커피콩의 긴 여정도 우리네 삶과 비슷하죠. ‘커피 한잔에도 소중한 가치가 담겨 있다’는 것이지요.”
30년 넘게 일본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가로서 다녀본 수많은 카페와 특유의 커피 문화도 흥미롭다. 도쿄의 50년된 숙성커피 전문점에서 80살 바리스타 장인이 3~10년간 숙성시킨 원두를 갈아 내려준 커피 한 잔의 깊은 맛에 놀라고 유달리 비싼 값에 또 한번 놀란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형제의 나라 터키의 멋, ‘바다의 기원이 되는 강’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 이집트의 농밀한 유혹 등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첫 소설을 5년 숙성기를 거쳐 냈던 저자는 이 책에서도 커피 전문용어 ‘블렌딩’을 빌어 삶과 여행의 가치를 강조한다. “블렌딩은 각기 다른 품종의 원두를 혼합하고 볶아서 커피의 좋은 맛과 향을 추출하는 방법이죠. 신맛이 강한 원두와 쓴맛이 강한 원두를 2~5종 섞어서 감칠맛 나는 커피를 만들어내잖아요. 하지만 블렌딩이 잘못되면 커피의 맛을 송두리째 망치죠. 인생사도 마찬가지, 혼자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잘 섞여야 해요.”
80년대 대우건설 홍보담당 시절 국내 최초로 일본 본토 건설사업 수주를 성공시킨 이래 ‘일본통’으로 꼽혀온 그는 최근에 일본 나카무라요리학교의 한국분원 이사(겸임)로도 취임했다. 코로나로 방한이 어려운 일본 임원이나 교수들을 대신해 실질적인 학원 운영을 맡았다.
“요리도 인생도 다양한 경험과 문화가 어우러져 완성되는 만큼, 커피 한 잔 마시며 가볍게 읽어도 뭔가 얻을 것이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일독을 권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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