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에 들통난 김명수 거짓말..'사람'에 충성했나?
판사들 "어떤 사법파동보다 더 심각
당장 옷 벗고 물러나야할 사안" 충격
"양심의 마지막 보루 이끌 자격 없어"
리더십 큰 타격.. 입지 더욱 좁아져
김종인 "비굴하게 연명 말라" 사퇴 압박
안철수 "후배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쳐"
4일 녹취록이 공개된 뒤 법원 판사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 사법부 수장의 발언에 적잖은 판사들이 놀란 모습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파격적으로 발탁된 점 등을 들어 대법원장 자질을 거론하는 격앙된 목소리도 들린다.
법조계에서도 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장판사 출신의 여상원 변호사는 “법관이 사표를 제출하면 법관의 건강 상태, 인원의 적정 배치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가지고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자진사퇴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도 “대법원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사건”이라며 “정상적인 대법원장이라면 즉각 사퇴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명 때부터 ‘삐걱’… 입지 더욱 좁아져
김 대법원장은 지명될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당시 청와대가 개혁 성향이 강한 박시환 전 대법관을 대법원장 자리에 앉히고 싶어 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박 전 대법관이 끝내 고사해 김 대법원장이 낙점됐다. 당시 그는 대법관이나 고등법원장보다 낮은 춘천지방법원장이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후배 법관들을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보호해야 될 책임이 있는 대법원장이 취임 후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면서 무려 100명 넘는 판사를 검찰 조사로 넘겼고,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를 ‘탄핵 굴’로 떠밀기까지 했다”며 “김 대법원장은 비굴한 모습으로 연명하지 말고 스스로 되돌아보며 올바른 선택을 하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김 대법원장은 오욕의 이름을 사법사에 남기지 말고 본인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되돌아보고 거취를 결정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사법부 스스로가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여당의 탄핵 추진을 염두에 두고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후배의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김 대법원장과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헌법을 위반한 임 판사에 대한 탄핵 표결로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진·곽은산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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