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조합원 투표로 선출된 농협조합장 "당선 무효"

대구지방법원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자격 없는 조합원이 투표한 선거로 선출된 조합장의 당선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4민사부(부장판사 장병준)는 4일 조합원 A씨가 B농업협동조합을 상대로 낸 당선무효확인 청구의 소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농협법과 규정에 따라 최소 면적 미달, 이중 가입 등으로 조합원 자격 상실한 사람들이 선거에서 투표해 결과에 영향을 미쳐 당선자의 결정은 무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재판에서 "과수 경작면적 일시적 감소로 인한 조합원 자격 상실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면적 미달 조합원의 수는 전체 조합원 수 1%에 불과해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2019년 3월13일 선거인명부에 등재된 조합원 1만2370명 중 1만803명이 투표한 조합장 선거에서 원고는 3596표를 얻었다. 현 조합장은 3533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들의 득표 차는 37표로 집계됐다.

재판부는 "조합원 자격이 없는 최소 80명이 선거에 참가했으므로 투표는 무효이며 그 수가 원고와 현 조합장의 득표 차 37표를 훨씬 초과한다"며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가 전체 조합원 수 약 1% 이하라 하더라도 조합장의 지위와 그 영향력, 선거의 이념인 공정의 가치 등에 비춰 볼 때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선거는 법령 및 정관에 위반한 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선거의 기본 이념인 공정이 현저히 침해되고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고 이를 다투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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