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알고 있다. 당신의 몸이 언제부터 아팠는지..'

김민수 기자 2021. 2. 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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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질병이나 노화 등 생물학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김형범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정인경·조성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박태영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질병이나 노화 등 생물학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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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정확한 질병 발생 시점 측정하는 기술 세계 첫 개발
김형범 교수(오른쪽)가 DNA염기서열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제공.

국내 연구진이 질병이나 노화 등 생물학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연구성과로 3일(현지시간)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에 게재됐다. 

김형범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정인경·조성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박태영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질병이나 노화 등 생물학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가 질환에 걸리면 DNA의 염기서열이 변한다. 염기서열이 언제부터 변했는지 알아내면 질병이 언제부터 발생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같은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인체가 바이러스에 언제 감염됐는지 정확한 시점을 확인하면 질병 진행 경과에 맞춰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연구팀은 DNA 염기서열에 변화가 생기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정상 염기서열은 줄어들고 변이가 늘어나는 사실을 발견했다. 통계적 분석을 위해 2만3940개의 서로 다른 염기서열이 독성 물질에 노출되거나 열 충격 등으로 생긴 변이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했다. 

관찰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생명체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DNA 염기서열 변화 시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오차 발생률 10% 내외의 정확도로 시간 측정 시스템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김형범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출원중이다. 김형범 교수는 “화석 등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과 동일한 원리를 이용해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의 시간 경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질병 발생 과정 추적, 노화 등 다양한 생물학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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