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회사에 법인 돈 30억 부당 투자한 대전보건대 이사장

사무처 직원 비서로 쓰고 휴대전화 요금도 법인 돈으로
설립자 아들로 2006년 취임..교육부, 이사장 해임 추진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교육부가 자신이 설립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에 학교법인 자금 30억원을 이사회 심의·의결없이 부당 투자한 대전보건대(청운학원) 이사장의 해임을 추진한다.

이 이사장은 겸직 발령 없이 대학 사무처 직원에게 자신의 비서 업무를 전담하게 하고 급여도 전액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개인 휴대전화 요금도 법인 돈으로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입찰공고 등에서 규정한 규격과 다르거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도 이사장이 설립한 회사의 물품을 부당하게 사들이고 수의계약을 체결해 특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4일 학교법인 청운학원과 대전보건대를 상대로 지난해 4월 진행한 종합감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감사 결과 청운학원 A이사장의 비위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A이사장은 청운학원 설립자의 아들로 지난 2006년 취임 이후 이사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A이사장은 자신이 2014년 5월30일 설립한 B회사에 2014년 6월12일부터 2018년 6월12일까지 9차례에 걸쳐 학교법인 자금 30억원을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 부당 투자했다. 학교법인 돈을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는 데 일종의 '시드머니'로 활용한 셈이다.

교육부는 이에 A이사장에 대해 청문 등 절차를 거쳐 임원취임 승인취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사직을 잃으면 자동으로 이사장 직에서도 해임된다. 또 관련자 1명에게는 경징계를 내리고 2명에게는 경고 조치했다. 부당 투자된 원금 30억원과 이자 1억8500만원도 회수 조치했다.

A이사장의 비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업무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한 운행일지 등 증빙 서류를 남기지 않고 학교법인 회계에서 2016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총 436회에 걸쳐 자신의 차량 주유비 3117만5000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인 직원에게 개인 용무와 법인 업무에 대한 구분을 두지 않고 2016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자신의 차량 운전을 전담하게 하고 법인회계에서 인건비 2억3115만여원을 집행했다.

대학 사무처 소속 직원에게도 2017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겸직 발령도 내지 않고 자신의 비서 업무를 수행하게 했으며 인건비 1억3158만여원도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A이사장과 다른 법인 직원 2명 등 3명은 개인 명의 휴대전화 요금 총 1108만여원도 법인회계에서 집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A이사장이 설립한 회사에 학교에서 특혜를 준 정황도 포착됐다.

대전보건대는 2017년 10월 A이사장이 설립한 B회사가 이름을 바꾼 C회사의 페인트가 입찰공고에 규정된 규격이나 제조사 등이 다른 저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구매대금을 그대로 지급해 결과적으로 2억6334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C회사 대표이사는 A이사장의 8촌 동생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또 C회사로부터 납품받은 LED램프가 전파법 상 적합성평가를 받지 못해 조명기구로 사용할 수 없는 데도 아무런 조치 없이 구매하고 4억9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관련자 4명은 중징계, 3명은 경징계 조치했다. 아울러 해당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A이사장까지 포함해 폭넓게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밖에 대전보건대는 2017년 11월에는 일반경쟁 입찰대상인 2018년도 미화·경비·영선 등 인원 3건 총 43억7736만원 상당의 도급 용역 계약을 C회사와 수의로 체결한 사실도 적발돼 중징계 1명, 경징계 2명, 경고 3명 등 통보를 받았다.

hun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