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쌍용차의 막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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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쌍용자동차는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등과 함께 국내 4대 자동차 메이커로 꼽혔다.
▦ 상해기차는 벤츠와의 기술제휴로 축적된 쌍용차의 4WD 기술력 등을 높이 샀으나, 인수 후 신차 개발이나 재투자에 전혀 나서지 않는 이상한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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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쌍용자동차는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등과 함께 국내 4대 자동차 메이커로 꼽혔다. 열렬한 자동차 애호가였던 당시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은 동아자동차를 인수해 1988년 쌍용자동차로 출범시키며 국내 최초의 본격 SUV인 ‘코란도 페밀리’를 출시했다. 이후 쌍용차는 1990년대 들어 독일 벤츠와 기술제휴한 ‘무쏘’와 ‘뉴코란도’를 연이어 내놓으며 4WD 레저용 SUV차량 선도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 하지만 외환위기를 맞으며 중복 과잉투자됐던 국내 자동차업계도 일대 타격을 입었다. 거함 기아차가 무너졌고, 쌍용차 역시 1992년 이래 누적적자에 더해 ‘체어맨’ 개발비까지 합쳐 3조4,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이기지 못하고 1998년 대우차에 매각됐다. 하지만 1999년 대우그룹 붕괴로 대우차마저 무너지면서 쌍용차는 또 다시 중국의 상해기차에 매각된다.
▦ 상해기차는 벤츠와의 기술제휴로 축적된 쌍용차의 4WD 기술력 등을 높이 샀으나, 인수 후 신차 개발이나 재투자에 전혀 나서지 않는 이상한 행보를 이어갔다. 결국 상해기차는 기술력만 빼가고 쌍용차를 포기하는 ‘먹튀’를 자행했고, 2008년 또 다시 법정관리가 신청됐다. 회사가 미래 비전 없이 끝없이 표류하는 상황에 빠지자 노조 활동도 격렬해졌다. 정부와 채권단이 또 다시 매각을 추진하자 2009년 5월부터 ‘옥쇄파업’이 시작됐고, 2010년까지 해고자 등 20명이 넘는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인수는 회생의 기회인 듯했다. 2013년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적자는 계속 쌓였고, 해고자 복직 문제 등을 둘러싼 노조와 회사의 갈등도 계속됐다. 결국 지난해 4월 마힌드라 역시 쌍용차에서 사실상 손을 떼기로 하면서 또 다시 매각이 추진됐다. 하지만 최근 입질을 했던 미국 HAAH사까지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 채권단의 좌장인 산은도 추가 지원 불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국유화까지 주장하고 있지만 어려운 얘기다. 20년 이상 이어진 쌍용차의 고난이 어떻게 귀결될지 더욱 막막해졌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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