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0달러 넘보니..정유화학주· ETF '쭉쭉'

신한나·양사록 기자 hanna@sedaily.com 2021. 2. 4.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TI, 사우디 감산 효과 55.6弗 마감
지난해 1월23일 이후 최고치 올라서
S-Oil 2.6%·관련 ETF 일제히 상승
"美 추가부양 기대·원유수요 회복세
국제유가 상승 당분간 지속될 것"
텍사스의 원유 채굴 시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국제 유가가 1년여 만에 6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유·화학주들이 반등하고 원유 관련 상품의 가격도 상승세다. 주요 산유국 확대 회의(OPEC+)를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노력과 미국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 등이 당분간 유가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1.69%(0.93달러) 오른 55.69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가는 최근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1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최근 유가 상승의 배경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에 따른 공급 회복이 수요 회복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추가 부양책도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OPEC+는 현재 70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생산을 유지하고 있으며 OPEC+의 내부 보고서는 올해 내내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적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도 이달과 다음 달에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할 계획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초 OPEC+가 1월 월례 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축소하기로 했던 감산 규모를 확대했고 회의 직후 참여국이 아닌 사우디도 자발적인 감산을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유·화학 종목은 이날 일제히 반등에 나섰다. 에쓰오일(S-Oil(010950))과 우선주는 각각 2.65%와 2,37% 오른 7만 3,600원, 4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유류 도매 업체인 이아이디(093230)(24.73%)와 흥구석유(024060)(2.66%), 중앙에너비스(000440)(2.96%) 극동유화(014530)(0.30%) 등이 강세를 보였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반등 구간에서는 정제 마진이 개선되고, 재고평가이익이 늘면서 정유주의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명확하다”며 “다만 이후에는 실질적인 정유 제품의 수요가 회복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상품의 가격도 상승세다. 이날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KODEX WTI원유선물(H)’은 전날보다 2.25% 오른 8,400원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이날 2.23% 오른 2,525원으로 장을 마쳐 지난해 3월 6일 이후로 가장 높았다.

상장지수증권(ETN)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한 WTI원유 선물 ETN(H)’은 전일보다 1.94% 오른 3,9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3월 17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들은 기존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이날 5.36% 오른 590원에,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3.09% 오른 500원에 장을 마쳤다. 괴리율과 역복리 효과 등으로 인해 최근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인 1만 2,000원을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의 부양 정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이동 거리 증가 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현재 유가에 백신 보급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와 사우디의 자발적인 감산에 따른 재고 축소가 모두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지만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더 높다”며 “사우디의 산유량 증가가 수요 증가보다 느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채현기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 집계 결과 원유 재고가 기존 예상치(-30만 배럴)보다 큰 폭(-99만 배럴)으로 감소했지만, 휘발유 재고가 447만 배럴이나 증가한 점이 유가의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나·양사록 기자 hanna@sedaily.com,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